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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인력 조정에 뿔난 대중 “감원보다 오너십 포기가 먼저”

[포커스]무차별 인력 조정에 뿔난 대중 “감원보다 오너십 포기가 먼저”

등록 2014.04.15 09:43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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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주인으로서 그 정도 돈을 받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근로자들 자를 생각부터 하지 말고 본인의 월급부터 줄여본다면 근로자 감원 숫자가 더 줄어들텐데 그걸 왜 생각 못할까요. 말로만 고통분담을 논하지 말고 오너들부터 기득권을 내려놔야 해요.”

국내 모 기업 대리로 일하는 회사원 김진환(30) 씨가 기자에게 한숨을 쉬며 던진 말이다. 김 씨가 기자에게 이 말을 한 시점은 지난 3월 31일 연봉 5억원 이상 주요 대기업 사내이사들의 보수 금액이 공개된 직후였다.

이 회사원의 소속 회사는 지난해부터 경영 효율성 제고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으나 회사의 오너는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각 기업이 앞다퉈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시점에서 일반 임직원에 대한 인력 조정 대신 오너들의 기득권 포기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기업 사내이사들의 보수 금액이 공개된 뒤 일반 대중의 상대적 박탈감이 강해지면서 이같은 현상을 뚜렷해졌다. 실적이 나쁜 기업이나 구조조정이 진행된 기업, 심지어 오너가 부재 상태임에도 수억대의 연봉을 챙긴 사례들이 대중의 박탈감을 크게 키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너의 역할은 감안하겠지만 실질적 업무량을 놓고 볼 때 일반 직원보다 덜 일하면서 많은 돈을 챙겨 가는 현실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또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일부 기업의 경우 회사의 자산 매각에 신경 쓰기보다 오히려 오너십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회사 경영의 방만함이 오너들의 ‘모럴 해저드’에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일반 대중은 물론 재계 안팎에서도 이같은 우려에 대해 적극 동의하고 있다. 주주총회에서 의결된 보수 한도대로 다 쓰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실적과 시장 상황, 일반 근로자들의 급여와 복지 수준 등을 감안해 오너들의 보수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 경영 효율성 제고의 대안으로 인력 조정을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이 아니라 오너들이 갖고 있는 자산을 스스로 처분해 그 이익으로 회사를 살리는 ‘희생의 경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민형 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실적이 나쁜 기업이 근로자들을 줄이거나 급여를 조정하면서 오너의 급여를 오히려 올린다면 형평성에서 어긋난다”며 “오너들이 보수 규모를 줄이고 근로자들과 경영에 대한 책임을 함께 지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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