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에 소송과 사고까지··· 악재 딛고 도약할까
코오롱그룹의 3세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이웅열 회장이 올해 각종 악재를 딛고 먹구름을 걷어내기 위해 총력하고 있다. 외환위기를 견뎌낸 저력의 이 회장이 이번 악재를 극복하고 기회로 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이 회장은 1989년 그룹 기획조정실장으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1996년 이동찬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승계 받으며 코오롱 3세 경영을 본격화 했다.
하지만 곧이어 닥친 외환위기로 인한 그룹의 재정난 속에 고 이 회장은 즉시 비주력 사업 매각과 계열사 통합에 매달렸다. 특히 그룹의 미래라 판단했던 신세기통신(현 SK텔레콤)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은 이 회장의 가장 뼈아픈 기억 중 하나다.
그렇게 딛고 일어선 코오롱이 최근 다시한번 난관을 맞이하고 있다.
CEO스코어가 지난 1월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 그룹의 공정자산 순위를 조사한 결과 코오롱그룹의 공정자산은 9조6200억원. 자산도 늘고 계열사수도 늘었지만 순위는 23위에서 31위로 하락했다.
코오롱글로벌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 비율은 508%에 달하며 주력 계열사인 ㈜코오롱도 328%에 달했다. ㈜코오롱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7.3% 줄어든 4조4277억원, 영업이익은 77.6% 증가한 769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2012년 12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838억원으로 순손실이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20% 이상 영업이익 감소를 보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최근 영업비밀 침해로 글로벌 화학업체인 미국 듀폰과의 소송에서 1승1패 중이다.
1심에서 미국 버지니아주 동부 연방지방법원은 코오롱에 9억2000만 달러(약 1조원)를 배상하고 전 세계에서 아라미드 제품 생산과 판매 등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이후 미국 항소심 법원이 코오롱인더스트리에 1조원대의 손해 배상을 명령한 원심을 파기환송하면서 5년간 이어져 온 소송에서 전세가 역전됐다.
승기를 잡긴 했지만 약 1조원에 달하는 거액의 배상금이 달린 문제라 코오롱측은 여전히 긴장하며 재판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다만 이번 소송 승리로 경영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된 만큼 이 회장이 그룹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시카우 역할을 할 아라미드 육성과 함께 위축됐던 북미와 유럽 등 해외영업에도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회장에게 닥친 또 하나의 시련은 지난 2월 코오롱그룹 자회사인 마우나오션개발이 운영하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던 학생 10명이 사망, 128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마우나오션개발 지분은 코오롱이 50%, 이동찬 명예회장이 26%, 이 회장이 24%를 보유하고 있어 발생직후 오너家에 대한 비판이 들끓었다.
붕괴사고가 발생하자마자 이 회장은 코오롱 본사로 가서 대책본부를 꾸린 다음 새벽에 경주로 직접 내려갔다. 이 회장은 당일 오전 6시쯤 리조트 본관 5층에 마련된 현장 지휘소에서 직접 사죄의 뜻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발빠른 이 회장의 행보를 칭찬했지만 설계와 시공, 감리 등 공사 전 과정이 부실이었던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며 여전히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적부진과 듀폰과의 소송, 리조트 붕괴사고까지 코오롱그룹에 닥친 시련을 3세 경영인 이 회장이 현명하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