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공연을 약 일 주일 앞둔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가 배우들과 오케스트라 등 스태프들의 공연 보이콧으로 공연이 시작 15분전 돌연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29일 공연관람을 위해 국립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공연 안내 방송과 함께 '핸드폰을 꺼 달라'는 방송을 듣고 공연을 기다리던 중 배우대신 무대에 오른 한 남자의 큰 절과 함께 '공연취소' 통보를 받는 초유의 헤프닝을 겪었다.
이 남자는 ‘두 도시 이야기’ 제작사인 최용석대표. 마이크를 잡은 최용석 대표는 “오늘 공연을 올릴 수 없게 됐다. 내일 오전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말하고 무대에서 내려갔다고 현장에 있던 관객들은 전했다.
이에 아무 설명도 없이 돌연 공연 관람이 무산된 관객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한 관객은 자신의 블로그에 "1, 2, 3층에 관객이 80%쯤 찼다. 어림잡아 1000명은 될 법 한데, 이 사람들에게 설명도 없이 공연취소를 통보하는 무책임한 행위에 분노보다는 어이없었다"고 밝히면서 "관람료의 110%를 환불해 주겠다고 하는데, 환불보다는 황당할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30일 오전 제작사인 비오엠코리아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제작사의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7월29일 20시 공연을 취소하게 되었다.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관객님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 초유의 사태에 대해 한 공연 관계자는 "공연 취소는 당일 오후 급작스럽게 내려진 결정인것 같다"면서 "배우들은 물론이고 스태프, 오케스트라 멤버들까지 공연 보이콧한 것으로 안다. 게런티 미지급이 가장 큰 문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뮤지컬 산업이 중흥기를 넘어 안정기에 들어섰지만 일부 스타급 배우들외에 여전히 배우들과 스태프들에 대한 처우는 열악한 편"이라면서 "공연 취소 사태는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지만, 관객을 미끼로 게런티 지급을 미루며 공연을 지속하는 제작사들의 횡포를 그대로 보고만 있을 문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뮤지컬 관계자는 "뮤지컬 제작사들이 제작비 대부분을 스타급 배우들의 게런티에 쏟아 붓는 이유는 그들의 티켓 파워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출연여부 만으로도 공연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무방하다. 공연의 질이나 전문 뮤지컬 배우들의 역량은 뒤로하고 스타급 배우들의 출연 여부에 관객이 쏠리는 현상은 부디 시정됐으면 하는 지점이다"고 말했다.
한편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서범석 이건명 한지상 등 배우와 연출 및 음악감독, 안무감독 등 스태프 전원을 새롭게 꾸려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지난 6월25일 시작했으며 오는 8월4일 대단원의 막을 내릴 예정이었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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