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집전, 123위 ‘시복식’이란 무엇?

사진 = 정백현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직접 집전하는 123위 시복식에 국내 가톨릭 신자는 물론 일반인들의 관심도 집중하고 있다.

16일 오전 10시부터 약 2시 20분가량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시복식’은 가톨릭에선 일명 ‘악마의 변호인제도’로 불릴 만큼 혹독하다. ‘악마’란 단어 자체의 거부감 보단 그 만큼 지독할 정도의 철두철미한 심사 과정을 거쳐 붙여진 별칭이다.

보통 ‘복자’ 심사 대상에 오른 이들을 지역 교회 준비 작업에서 10년, 교황청 심사 과정에서 10년이 더해져 2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게 일반적 관례다. 대상자는 신자 가운데 성덕이 높은 이로, 선종(사망)하면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복자’는 성인의 전 단계다. 복자 심사 대상자는 보통 선종 후 5년의 유예 기간을 거친 뒤 대상자로 오를 수 있다.

이토록 엄격한 심사 대상이지만 이번 123위 시복식은 단 5년 만에 모든 과정이 마무리됐다. 교황청 심사에서 123위 모두가 순교했으니 더 이상의 이유가 필요 없었다는 게 결과다.

통상 시복미사는 바티칸 교황청 시성성(시복 시성을 추진하는 기관) 장관인 추기경이 교황을 대리해 시행해 왔다. 때문에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복 미사는 가톨릭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교황은 선교사의 복음이 아닌 자생적으로 믿음을 받아들인 국내 가톨릭에 상당히 큰 감명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재범 기자 cine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