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장 뺏기면 글로벌 1위 요원’ 위기의식이 전략 변화 핵심최지성 부회장, 추석연휴 마다 않고 방중···현지 시장 이슈 살펴애플 첫 패블릿 제품 출시에 ‘무신경’···기술 우위 안도감 증거
11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겸 부회장이 지난 9일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 담당 사장과 함께 1박 2일간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현지 시장 상황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대응 전략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최 부회장과 이 사장은 현지에서 장원기 중국삼성 사장 등 중국 주재 삼성전자 고위 임원들과 함께 장시간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그동안 삼성이 중국에서 진행해 온 사업에 대한 성과를 평가하고 격려하면서도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따끔한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를 맹렬히 위협하고 있는 샤오미와 레노버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성장세를 돌아보고 현지 시장에서 삼성이 공략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이 개진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이 애플과의 경쟁 대신 중국 시장에 대한 경계 수준을 높인 것은 두 가지 이유로 해석할 수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해서는 애플보다 중국 시장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노리는 삼성전자에게 중국 스마트폰 메이커의 급성장은 가장 위협적인 걸림돌이다. 실제로 중국 메이커의 성장은 삼성 스마트폰의 판매량과 점유율을 끌어내리기도 했다.
11일 미국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가 발표한 2분기 저가 스마트폰 판매량 집계 현황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레노버에 판매량 순위 1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초 모토로라를 인수한 레노버는 삼성과 애플에 이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빅3 자리를 꿰찬 중국 기업이다.
저가 스마트폰 시장 순위 1위를 뺏기면 글로벌 판매 점유율에서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 점유율은 판매 수익이 아니라 단순한 판매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저가 시장을 뺏기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석권도 요원한 일이 된다.
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중국 시장을 꽉 잡아야 한다. 중국을 잡지 못하면 판매 점유율에서 삼성이 더 미끄러질 수 있다. 바로 이 위기의식 때문에 최 부회장이 추석연휴에도 중국을 급거 방문해 해결책을 모색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 부회장과 이 사장의 방중이 삼성전자의 전략 변화 증거로 해석되는 다른 이유는 애플의 신제품 출시 시점과 이들의 방중 시점이 같다는 점이다.
그동안 대화면 스마트폰을 제품 라인업에서 철저히 배제해 온 애플은 수요 변화를 감지하고 대화면 제품인 아이폰 6와 아이폰 6 플러스를 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애플의 대화면 제품 공개로 올 하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이슈는 ‘패블릿(폰+태블릿) 전쟁’으로 전환됐다.
애플의 신제품 공개는 분명 삼성에게 초대형 변수로 꼽힐 이슈다. 그러나 최근 삼성이 보인 행보를 보면 애플의 ‘대화면 전쟁’ 가세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모양새다.
이는 대화면 제품 경쟁에서 삼성이 상대적으로 애플에 앞서고 있다는 안도감의 증거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삼성은 패블릿 시장에서 애플에 크게 앞서고 있다. 삼성은 애플보다 3년 앞선 2011년 ‘갤럭시 노트 1’을 공개했다. 이후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삼성을 ‘패블릿 시장’의 왕좌(王座)로 이끌었다.
따라서 패블릿 시장에서 삼성이 애플에 한 발 앞선다고 판단되는 만큼 애플과의 경쟁을 잠시 제쳐두고 중국과의 경쟁에 심혈을 기울여 점유율 방어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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