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에 대한 수사당국의 검열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른 후 이용자들이 텔레그램 등 외산 메시징 서비스로 대거 옮겨가면서 국내 IT 기업들의 역차별 문제가 또 다시 반복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사이버사찰 논란 이후 텔레그램의 전체 사용자는 10월 1주차에 260만명을 돌파, 262만4788명을 기록했다.
이는 9월 마지막주의 전체 사용자 138만1103명에서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모바일 메신저의 사이버 망명 현상이 더 심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텔레그램 전체 사용자는 공식앱 사용자 173만명과 한어국어앱 사용자 89만명을 합한 것으로 일일평균 사용자는 121만1746명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톡의 경우 10월1주차 전체 사용자수는 2917만9507명으로 이전 주에 비해 6만명 가량 줄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의 우수 사례로 꼽을 만큼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카카오톡이 정부가 사이버 명예훼손에 대한 대책회의에 들어가면서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게 된 셈이다.
이처럼 논란이 지속되자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다음카카오는 결국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감청영장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까지 내놓기에 이르렀다.
이에 정부와 검찰은 다음카카오가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불쾌하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다음카카오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동정론이 일고 있다.
애초에 국내 IT 기업들은 이용자를 기반으로 성장해왔고 이용자에 대한 신뢰를 잃는 순간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앞서 2007년 인터넷 실명제가 도입되면서 국내 블로그·커뮤니티 운영자들이 해외 사이트로 옮겨갔으며 국내 동영상서비스 업체들이 인터넷 실명제와 저작권 보호 강화 등으로 발이 묶인 사이 유투브를 앞세운 구글이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또 2009년에는 PD수첩 제작진을 수사하면서 작가의 e메일을 공개, 국가기관이 나의 e메일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며 이용자들이 국내 이메일 대신 구글의 G메일로 네티즌들이 대거 이탈하는 사례도 벌어졌다. 지금은 셧다운제 등으로 국내 게임 업계도 중국에 밀려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정부가 개입해 해당 분야 산업이 육성되기는커녕 해외 기업만 배불리며 오히려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 논란만 키운 셈이다.
이에 대해 국회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유승희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카카오를 방문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보면 대통령 모독 발언 이후로 정부가 사이버 명예훼손에 대한 대책회의에 들어가면서 카카오톡이 가카의톡으로 불리는 등 이미지 실추와 가입자 손실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며 “이는 창조경제에 저해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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