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당 60달러 붕괴하면서 5년만에 최저···정유사 재고손실 눈덩이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4분기 실적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미리 들여온 재고의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들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배럴당 가격이 60달러선에서 무너졌다. 15일(현지시간)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59.56달러를 기록하며 200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이 배럴당 59.95달러로 내려앉은 바 있다. 16일에는 런던 석유거래소(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해 브렌트유 가격도 60달러선이 붕괴됐다.
국제유가의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60달러대가 무너지면서 추가적인 유가하락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현지에서 구매해 하면 국내로 수송하는 기간이 2개월가량 걸린다. 따라서 수송 기간에 유가 하락이 이어지면 비싸게 구매해서 싸게 팔아야 한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의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분기에 1900억원대의 재고평가손실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은 유가하락이 지속되면서 4분기에는 재고손실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에쓰오일도 3분기 기록한 710억원의 재고손실이 4분기에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GS칼텍스 역시 3분기에 기록한 1000억원대의 재고손실이 4분기에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유부문 악화에도 3분기 흑자를 내며 선방했던 현대오일뱅크의 4분기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실적 우려가 확산되면서 정유사들이 신용등급이 내년 초 일제히 강등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정유사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 정유사들은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해 재고물량을 최소화하는 등 손실 줄이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연말인사를 통해 사령탑을 교체하는 한편 ‘국제유가 50달러 시대’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수립하는 중이다. 옥중에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국제유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대응책 마련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에쓰오일을 비롯한 다른 정유사들도 유종 다변화와 원유 수입선을 늘리면서 유가하락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한편 석유화학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수익구조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