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따라 금리 차등화, 최고 20% 안 넘어‘묻지마’ 30%대 고금리 저축은행과 다른 행보
금융지주 계열인 신한저축은행과 KB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금리는 연 20%를 넘지 않는다. 평균 대출금리도 15% 안팎이다.
연 35%에 가까운 고금리 신용대출에 치중하고 신용도에 상관없이 획일화된 고금리를 물리는 저축은행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신한저축은행의 직전 3개월간 가계신용대출 신규취급액 기준 연 10~15% 금리를 적용받는 고객은 전체의 61.23%를 차지했다. 연 15~20% 취급 비중은 38.37%, 연 10% 미만은 0.4%였다.
KB저축은행도 연 10~15% 취급 비중이 50.56%로 가장 높았고 연 15~20% 비중은 39.07%, 10% 미만은 9.82% 수준이었다.
반면 모아저축은행의 경우 연 30~35%대 고금리를 적용받는 고객은 전체의 85.89%에 달했다. 연 15~30% 금리 비중은 14.11%였고, 연 15% 미만의 금리를 적용받는 고객은 없다.
스타(85.5%), 스마트(80.9%), 현대(65.4%), 아주(60.66%), HK(55.5%), 고려(53.8%) 등도 연 30~35%의 고금리를 적용받는 고객이 전체의 절반을 넘고 있다.
신용등급별 금리수준을 살펴보면 신한저축은행의 신용대출상품인 ‘허그론’ 대출금리는 신용도에 따라 연 9.2%에서 19.9%까지 분포되고 있다. KB저축은행의 ‘착한대출’ 금리도 연 6~19.9% 사이에서 차등 적용된다.
하지만 웰컴저축은행의 ‘웰컴뱅크론’은 신용등급(1~10등급)에 상관없이 최저 24.9%에서 최고 29.9%의 금리가 적용된다. 모아저축은행의 ‘모아론’은 연 21~33.9%, 인성저축은행의 ‘행복론’은 연 24~33.9%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이용 고객들이 신용도가 낮다보니 높은 대출금리로 운영되고 있지만 획일적으로 고금리를 적용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며 “신용평가 등을 통해 산출한 합리적인 금리를 적용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할 것”이라고 말했다.
KB저축은행의 경우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통해 고객의 신용·소득·직장정보 등을 취합하고 항목별로 가중치를 부여해 대출금리나 한도금액을 자동 산출한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연 20% 이내에서 자신의 신용등급에 맞는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최고금리를 연 19.9%로 제한한 금리인하 이벤트를 시행하고 있다”며 “대표 신용대출상품인 ‘KB착한대출’은 매월 30억원 규모로 취급되고 있는데, 평균 대출금리는 연 14%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KB금융그룹 차원에서도 ‘KB착한대출’이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기 힘든 저신용·저소득층을 위한 서민금융 대표상품으로 자리매김하도록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에 따라 금리를 차등화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데도 연 30%대 고금리 대출영업이 저축은행업계에 만연하고 있다”며 “개인신용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얼마나 잘 갖췄냐보다는 금리를 내릴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지하 기자 oat123@
뉴스웨이 이지하 기자
happyjh@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