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격 성장률 2%대 추락 막는데 돈 풀어야일각선 재정·금융 제한적 사용···정부·한은 신중모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불안이 전국을 강타하면서 휘청거리는 한국 경제를 주저앉혔다. 병원과 관광업계 등이 직격탄을 맞았을 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
수출부진 주원인이 엔저 장기화와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감 등이 엄습한 상황에서 메르스는 이를 부채질한 꼴이 됐다.
국내외 민간 경제연구소는 메르스 불안으로 인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 등 재정·통화 정책을 동시에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선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심리 악화에 따른 기업투자 부진 등을 우려하며 시장이 힘을 받을 수 있을 만큼 돈을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메르스로 말미암아 부진한 소비와 미약한 경기회복세가 더 증폭할 우려가 있다”며 “메르스 요인이 아니더라도 재정효과가 필요한 시점이고, 추경을 고려해야 한다. 통화정책도 함께 가야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교 교수 역시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성 교수는 “경제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메르스 확산은 소비위축으로 더욱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사실상 2%대 성장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성장률을 3%대로 만들려면 적극적인 통화·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전성인 홍익대학교 교수는 메르스가 미칠 경제 악영향이 일부 분야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제한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일반적인 부양책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논의되지만 메르스에 타격받은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악영향은 전체 경제보다는 몇몇 분야에 집중될 가능성이 큰 만큼 재정정책은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최 부총리는 ”추경 편성으로 대응할 단계는 아니다. 메르스에 대한 선제대응으로 경제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8일 열린 한은 국제콘퍼런스에서 6월 기준금리 결정에 어떤 것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Everything”이라고 답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경제 수장들로서 말 한마디가 파급효과가 큰 만큼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메르스 사태가 불거지기 전부터 추경과 금리인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터라 상황을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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