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이 금호산업 경영권을 찾게 된 것은 정확히 5년 9개월 만의 일이다. 아버지 고 금호 박인천 창업주와 두 형(고 문호 박성용 명예회장·고 박정구 전 회장)이 키워낸 자식 같은 회사를 6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은행 관리 하에 뒀다 찾았으니 얼마나 감개무량하겠는가.
그러나 박 회장의 이번 금호산업 재인수 과정을 놓고 여전히 비판적 여론이 적지 않다. 회사를 망친 사람이 양심도 없이 왜 회사를 다시 찾느냐는 목소리부터 자금 사정이 풍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인수 명분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물론 박 회장에게도 과오는 있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등 대형 계열사를 무리하게 인수하면서 이른바 ‘승자의 저주’를 불러왔고 이것이 지난 6년간 금호아시아나 안팎을 괴롭혔다는 사실은 박 회장과 금호아시아나 측도 반성하고 있다.
하지만 금호산업 정상화 막후에서 박 회장이 펼친 다각도의 노력을 알고 있다면 박 회장의 이번 금호산업 재인수를 결코 쉽게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 2010년 금호산업이 유동성 위기에 봉착해 워크아웃에 들어가던 시점 자신의 사재 3000억원을 털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채권단에서도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재산을 회사에 바친 박 회장의 공로를 인정해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한 바 있다.
더구나 2013년 금호산업 대표이사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도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연봉을 1원만 받겠다”며 사실상 ‘무임금 경영’ 선언을 했다. 회사에 대해 애정이 깊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영달만을 고집하는 CEO였다면 이런 선언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채권단과의 협상 과정에서도 박 회장은 회사를 하루빨리 되찾아 정상화시키겠다는 뜻으로 적지 않은 금액 차이에도 채권단의 뜻을 시원하게 받아들였다. 자금 조달 배경이 여전히 궁금증으로 남지만 그래도 매각 작업을 빠르게 끝내겠다는 박 회장의 의지는 높이 살만하다.
금호아시아나는 우리나라 재계 내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기업이다. 금호아시아나는 항공업과 육상 운송업을 통해 여객과 물류의 원활한 융통을 돕고 있다. 더불어 호남에 연고를 둔 최대 규모 기업으로서 호남지역 경제 부활의 책무도 맡고 있다.
그런 만큼 이제는 국민이 금호산업과 금호아시아나를 조용하고도 날카롭게 지켜봐야 할 때다. 조리(條理) 없는 비판보다는 박삼구 회장이 옛 과오를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금호아시아나를 키워낼 수 있도록 잘한 것에는 칭찬을, 못한 것에는 질책을 해주자. 그것이 국민의 임무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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