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에서 민간기관으로지주회사제도로 체질변화 강화
한국거래소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본격적인 구조개편의 시동을 걸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해외 진출·신사업 발굴을 위한 자금 조달, 지분교환 등 국제 협력 강화를 위해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거래소지주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이는 IPO를 통해 세계 주요 거래소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의도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해 글로벌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가 미국의 대표적인 채권지수 관련 사업을 매각할 때 신주 발행 등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할 수 없어 결국 포기해야 했다.
반면 2000년 6월 아시아 거래소 중 가장 먼저 기업공개(IPO)에 나선 홍콩거래소는 빠른 속도로 덩치를 불렸으며 지난해 ‘후강퉁’이 시행된 뒤엔 거래대금이 세계 6위 규모로 성장했다.
거래소는 해외 거래소와 지분교환 등 다양한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등 연계를 강화해 글로벌 거래소 대열에 합류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거래소 경쟁 속 군침만 삼켜온 한국거래소
이미 세계 주요 거래소들은 2000년대 들어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IPO에 나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왔다.
지난 2013년 뉴욕증권거래소를 인수해 세계 최대 거래소로 거듭난 런던상품거래소(ICE)는 싱가포르상업거래소를 사들였으며 유럽파생상품거래소도 싱가포르거래소와 손잡고 내년까지 파생상품거래사무소를 세우기로 했다.
또 2013년 IPO를 마무리한 일본거래소는 싱가포르거래소의 지분 5%를 사들인데 이어 4월부터 싱가포르거래소와 교차거래를 시작했다.
독일증권거래소의 경우 지난해 싱가포르에 파생상품청산소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달 상하이거래소와 데이터 공동 이용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주회사 체제의 효율적인 의사결정 구조와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력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그러나 2009년부터 6년간 공공기관으로 묶였던 거래소는 국내에 국한된 사업영역, 높은 수수료 의존도 등으로 여타 글로벌 거래소와 달리 순이익과 자기자본이익률면에서 초라한 실적을 거둬왔다.
실제 지난해 싱가포르거래소와 홍콩거래소의 순이익률은 각각 46%, 52%에 달했지만 한국거래소는 18%에 머물렀으며 자기자본이익률도 싱가포르가 35%, 홍콩이 24%였으나 한국거래소는 4%에 불과했다. 또 2011년 세계 1위였던 파생상품시장 규모 역시 지난해 11위로 추락했다.
◇거래소 지주회사제도 통해 체질부터 변화 시작
한국거래소는 지난 7월 ‘거래소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코스닥시장 경쟁력 강화, IPO와 국제화 추진, 거래소 외부 경쟁환경 조성 등을 내세웠다.
이는 현 구조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 거래소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거래소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거래소지주회사제도를 도입하고 상장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체질부터 바꿔나갈 예정이다.
현재 해외 거래소들은 IT기술의 발달과 거래 수요의 다양화로 대체거래소(ATS), 내부주문집행 등 새로운 형태의 거래플랫폼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며 독점거래소에 집중됐던 매매체결 기능도 다양한 기관으로 재분화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이 완료되면 기업공개(IPO)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거래소는 IPO 이후 조달되는 자금을 활용해 해외 인수합병(M&A), 조인트 벤처 설립 등 글로벌 거래소간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또 IPO 자금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파생상품시장과 IT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외에 해외 거래소와 교차상장, 공동상품 개발도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아시아 주요국과는 공동지수 및 공동상품 개발 논의를 주도하고 해외 우량기업과는 상장지수펀드(ETF) 국내 상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스스로 변화하고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을 절감하고 있다”며 “이번에 지주회사 체계로 가고 IPO를 통해 글로벌 거래소로 도약하면 자본시장 체계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csdi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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