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분위기 고조 관측에 금호아시아나·금호석화 “확대해석 말라” 경계
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이 금호석화 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에 내야 할 어음금 120억원(이자 포함)을 금호피앤비화학 측에 지불하면서 지난 2013년 5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상대로 낸 어음금 청구 소송을 취하했다.
이로써 금호가 삼남-사남 형제의 법정 공방은 금호산업과 금호석화 사이의 상표권 지분 이전 소송과 상표권 사용료 청구 소송, 부실 계열사 기업어음(CP) 발행과 그에 따른 100억원대의 손해 배상 관련 민사 소송 등이 남게 됐다.
금호산업과 금호석화의 어음금 청구 소송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금호아시아나는 각 계열사마다 CP를 발행해 이것이 부도나지 않도록 서로 돌려 막았다.
이 과정에서 금호피앤비화학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로부터 각각 90억원과 30억원의 어음을 매입했다. 당초 이 어음대금은 2010년 1월에 내기로 돼 있었지만 워크아웃이 시작되면서 받지 못했다.
3년 뒤 금호산업은 채무조정 과정에서 금호피앤비화학이 ‘금호’ 상표권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았다면서 금호피앤비화학에 지급해야 할 어음금과 상표권 사용료를 서로 갚은 셈으로 상계 처리했다.
이에 금호피앤비화학은 엄연히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을 일방적으로 상계 처리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2013년 5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상대로 어음금 청구소송을 냈다.
다만 금호석화가 소송을 걸었을 당시 금호타이어는 곧바로 어음대금 원금 32억원과 이자 7억원을 갚아 소송 대상에서 빠졌다.
그러나 금호산업은 소송으로 맞섰다. 금호산업은 금호석화를 상대로 상표권 지분 이전 소송을 내고 금호석화와 금호피앤비화학·금호개발상사를 상대로 상표권 사용료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금호’ 상표권이 금호산업과 금호석화 공동의 소유라며 금호석화 쪽 손을 들어줬다.
상표권 소송은 금호산업이 즉각 항소를 결정하면서 현재 2심이 진행 중에 있다. 다만 상표권 소송의 원인을 제공했던 어음금 청구 소송이 취하됨에 따라 추가적인 소송의 취하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금호산업 측이 금호석화 측에 어음금을 공탁한 지난 9월 24일 공교롭게도 박삼구 회장이 “박찬구 회장과 화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해 의사를 밝힌 바 있어 박 회장이 화해 메시지를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양측은 이번 어음금 청구 소송 취하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금호석화 측은 “금호산업이 그동안 밀린 어음대금 원금에 대한 이자를 아끼기 위해 돈을 낸 것일 뿐 그 이상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역시 “소송 취하를 화해 본격화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상표권 지분 이전과 상표권 사용료 소송 2심이 진행 중인 만큼 재판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