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부총리가 “금융개혁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며 은행의 영업시간 문제 등을 강도높게 비판한 이후 나온 건배사로 당시 참석했던 금융사 수장들이 적잖게 뜨끔했을 법하다.
세계경제포럼(WEF)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분야의 성숙도는 조사대상 144개국 중 80위다. 이는 아프리카 우간다(81위)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나(52위)·보츠와나(53위)·콜롬비아(63위)보다 낮다.
세부 평가항목에서도 은행 건전성 122위, 대출 이용가능성 120위, 벤처자본 이용가능성 107위, 금융서비스 이용가능성 100위 등으로 하나같이 100위권 아래였다.
지난 달 30일 조사에서도 한국 금융산업 중 은행 건전성은 113위를 기록, 취약성을 그대로 보여줬다. 대출 용이성은 119위, 금융서비스 이용 가능성은 99위로 금융산업의 낙후성은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요즘 금융권에서 ‘우간다’ 신드롬이 일 정도다. 세계 경제규모 15위권의 한국이 세계 100위권 나라 금융산업과 수준이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달갑지 않게 다가온다.
금융산업 발전의 핵심은 규제개혁이다.
전경련이 지난해 국내진출 외국계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한국금융의 경쟁력 현황 및 개선과제’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4.2%가 한국 금융산업의 최대 문제점으로 ‘과도한 규제 및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들었다.
외국계 금융사들 역시 한국 금융산업이 금융선진국 수준이 되기 위한 과제로 ‘시장 진입장벽, 취급상품 제한 등 규제완화(71.8%)’라고 꼬집었다. WEF 조사가 다소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근거가 전혀 없지만은 않다는 얘기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그 나라의 금융산업 인프라와 성숙도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현재 금융가에 불고 있는 ‘우간다 신드롬’이 현실로 굳어질까 벌써부터 우려스럽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junpark@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