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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상생’ 공수표 안 되려면

[기자수첩]면세점 ‘상생’ 공수표 안 되려면

등록 2015.11.04 08:07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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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상생’ 공수표 안 되려면 기사의 사진

오는 연말 만료되는 서울 시내 면세점 3곳의 사업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기업들이 너도나도 잇따라 ‘상생’ 공약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이 정작 면세점 사업에서 얼마의 수익을 얻을지 추측만 하고 있는 상황에서 ‘묻지마’ 식으로 상생 계획을 남발한다는 인상이 든다.

롯데면세점은 2020년까지 5년 동안 총 1500억원을 상생안을 위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두산 역시 면세점 영업이익의 최소 10%를 사회에 환원할 계획으로 5년간 약 5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SK네트웍스는 동부권 발전과 사회공헌을 위해 2400억원을 쏟아 붓기로 했고 신세계는 더 나아가 2700억원 규모의 상생 계획을 내놨다.

이 정도 수천억대의 사회공헌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면세점 이익의 대부분을 투입해야 한다. 면세점은 사업 특성상 초기 투자가 많아 5년 동안 큰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이 사회 환원과 상생을 위해 노력하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일단 면세점을 획득하기만을 위해 남발하는 ‘공수표’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관세청마저 업체들의 이 같은 ‘상생’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확인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심사 과정에서 업체 측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후에는 그 이행률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지적이 나와 내부적으로 제도 개선을 위해 논의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기업들이 내놓는 공약들이 면세점 획득만을 위한 공수표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 현실성은 물론 향후 이행 여부까지 철저히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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