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택담보대출이 대세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아파트 분양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느냐?”금융을 담당하는 기자가 요즘 연말 술자리에서 많이 받는 질문이다.
이를 보여주듯 주택담보대출 급증에 따른 전체 가계대출(부채)는 매월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그만큼 리스크도 상승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10월 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11조 8000억원 늘었다.
이러한 증가폭은 한은이 통계를 시작한 2003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가계대출 브레이크가 파열됐다할 정도다. 그만큼 가계대출이 위험수위다.
가계의 금융부채가 늘게 되면 이를 개인가처분소득으로 나눈 가계부채비율도 올라가게 마련이다. 결국 가계는 부채 상환 부담 때문에 여유자금이 줄고, 심리적으로도 쪼들리게 된다.
이 같은 문제는 단순히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내수 및 경기 부진 뿐 아니라 사회문제로도 비화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는 데 있다. 이는 유사한 미국의 리먼브라더스 사태에서도 쉽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특히 가계대출이 급증한 원인이 주택담보대출이라는 점은 이러한 우려를 배가시키고 있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대비 7조 5000억원이나 증가해 주택담보대출잔액은 390조 3880억원을 기록했다 . 최근 주택분양 시장 호조에 따른 아파트분양을 위한 집단대출 등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주택담보대출은 현재보다는 ‘미래’라는 뇌관을 가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향후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리스크로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파트 분양을 받는 과정에서 동원되는 중도금용 주택담보대출은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가 적용되는 게 아니라 시공사 보증이 대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정부가 최근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상황에서 건설사의 재무구조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만약 아파트 공급 물량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거품이 빠질 경우 시공사만 바라보고 집단대출을 받은 실수요자인 서민들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가계부채 문제가 우리 경제 뇌관이 될 것으로 우려해 그동안 가계부채 경감 방안에서 빠져 있던 집단대출을 손보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지난 10월 5일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등 모기지신용상품 연계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다.
문제는 또 있다. 기타대출이다.
기타대출은 4조 3000억원 증가해 역대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기타대출의 경우 마이너스통장대출 증가로 2조 4000억원 증가해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신용대출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또 비주택부동산담보대출 시행에 앞서 대출 수요까지 생기면서 가계대출 증가를 부채질했다.
기타대출 잔액이 300조원을 돌파한 것 역시 지난 2007년 말 통계 이후 처음이다. 신용대출과 예금담보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이지만, 금리가 뇌관으로 자리한다.
미국이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우리나라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경우 금리가 높아져 원금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서민들에게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결국, 가계부채 문제는 물론 주택담보대출 모두 ‘골든타임’이다. 이는 서민들이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에 이어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올해 안으로 예고한 ‘가계부채 여신심사 선진화방안’에 또 다시 기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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