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기반 기업가치 제고
작년 이맘때 차기 우리은행장을 두고 하나같이 ‘독이 든 성배’라고 했다. 그 잔은 이광구 행장에게 전해졌고, 그 후 1년이 지난 현재 성배에는 독이 사라지고 삼페인이 채워졌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취임 1년이 다가오면서 리더십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우선 경영실적은 최고 수준이다. 실제 3분기 당기순이익 3233억원, 올해 누적 84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43%(2419억원) 급등한 것으로 시장 예측치보다도 8%를 넘어서는 실적이다.
올해 깜짝 실적을 올린 배경은 자산 건전성 개선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 행장 취임 이후 펼친 자산 건전성 개선이 3분기 실적으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경상이익의 꾸준한 증가는 물론 큰 폭의 건전성 지표 개선을 동시에 달성했다”면서 “그동안 다져진 수익성을 기반으로 자산건전성을 더욱 개선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에 노력한다면 성공적인 민영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실적 따른 기업가치 UP = 현재 우리은행은 민영화라는 대형 이슈의 한복판에 서 있다.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최대 과제는 그동안 투입한 돈을 전액 회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은행 주식은 1주당 1만3500원을 넘어서야 한다. 정부가 우리은행 매각을 통해 원금을 모두 회수 하기 위해서는 지분 48.07%를 주당 1만3500원 이상에 매각해야만 한다는 의미다.
이광구 행장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호실적에 따른 주식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 행장이 지난해 말 취임한 이후 민영화를 위한 기업 가치 제고 차원의 실적 제고에 전력한 것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
이 행장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최근들어 조직개편 등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일 업무 연관성이 높은 조직들을 묶어 그룹장이 관할토록 하는 ‘그룹제’로 개편했다. 기존 10본부 10단 57개 본부 체제를 3그룹 10본부 9단 55개 본부로 바꿨다.
이 중 스마트금융사업단을 스마트금융사업본부로 격상 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 하다. 금융권에서는 비대면 마케팅 역량을 강화한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가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적합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행장의 ‘영선반보’라는 경영전략을 관통하는 인사라는 호평도 이어졌다. 이 행장이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자기신의 경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다는 시각인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우리은행 인사와 농협금융의 조직 개편은 양사 수장의 조직 장악력 제고에 따른 친정체제 구축과 향후 경영전략이 그대로 담긴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위비뱅크 통해 시장 선도 = 이와 함께 우리은행의 변신도 주목받고 있다. 우리은행이 위비뱅크라는 인터넷은행 플랫품과 금융권 최초로 삼성페이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핀테크 사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이 행장이 지난 1월 별도의 핀테크 사업부를 만들어 5월 곧바로 선보인 위비뱅크는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우리은행은 KT 등과 손잡고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1호’타이틀도 따내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인터넷은행 진출을 진두지휘한 장본인이 이 행장이다.
이에 우리은행은 초대 인터넷전문은행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업계 주도권을 잡게 됐다.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모바일 전문은행을 표방하며 인터넷 전문은행 관련 운영 경험의 확보와 새로운 수익모델 검증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행장에 우리은행 수장에 등극한 이 행장이 지난 1월 별도의 핀테크 사업부를 꾸린 직후 5월 곧바로 선보인 위비뱅크 등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국내 보험업계는 물론 금융권에서 비대면 창구인 인터넷 등 온라인을 통해 여행보험 상품을 팔고 있지만 모바일을 통한 여행자보험상품 판매는 우리은행이 최초다.
우리은행의 위비뱅크를 통한 새로운 사업 활로 개척은 인터넷은행 경쟁에서도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의 최근 선전에는 이 행장 취임 일성인 영선반보(領先半步)에 이어 역진필기(力進必起)가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목표는 세계 50위권 진입 = 그는 ▲자산관리 시장 확대 ▲우량자산 증대 ▲건전성 관리 ▲비용절감 ▲찾아가는 영업 ▲직원역량 강화 ▲핀테크 시장 선도 ▲글로벌 시장 확대 등 주요 목표로 삼았다. 이는 “성공적인 민영화를 통해 2020년까지 아시아 TOP10, 글로벌 TOP50 은행이 되자”는 그의 1년 전 취임 비전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다져진 수익성을 기반으로 자산건전성을 더욱 개선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에 노력한다면 성공적인 민영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junpark@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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