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스크 외에 물가와 실업률 작용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기준금리를 현행 1.50%로 하면서 배경에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이유로 대부분이 미국과 중국 등 ‘G2 리스크’와 내수부진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물가, 실업률 등 국내 상황도 적잖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14일 오전 이주열(사진)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어 1월 한은 기준금리를 현행 1.50%로 동결했다. 이는 지난해 7월 현행 1.50%로 동결된 이후 7개월째다.
사실 이번 금통위의 결정은 이전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도 98%가 ‘동결’을 예상했을 정도로 새삼스런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 이후 신흥국들의 자본유출 우려와 최근 중국 위안화 및 증시 쇼크 등으로 글로벌 경제 및 금융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현실이 깊게 각인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 지난해 경기부양책이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하는 듯이 보였으나 최근 들어 다시 사그라들 조짐까지 보이면서 금리동결이 기정사실화되다시피 했다.
때문에 한은은 글로벌 경제 및 금융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금융안정화를 위해 금리를 동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것이 첫 번째 이유다.
여기에 몇 가지 더 짚어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국내 경제의 속사정이다. 특히 이번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에서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이는 것이 물가다.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7%를 기록해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는 사실을 금통위원들도 간과하지 못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물가는 실물경기이자 경기지표로 작용하는 만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도 ‘물가목표치를 2%’로 설정해 전제를 달았을 정도로 금리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는 연준이 지난해 12월 금리인상 직전까지 고심을 거듭했던 이유다.
두바이유 가격(월평균)은 지난해 11월 배럴당 41.61달러이었던 것이 12월에는 34.92달러로 16.1% 떨어진 영향으로 수출입물가도 역대 최저 수준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금통위는 지난 2014년 8월과 10월 두 차례에 이어 지난해 3월, 6월 금리를 내리는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을 일정 부분 견인했다. 하지만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터지면서 효과를 상쇄시키고 말았다.
또 짚어볼 대목이 실업률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2월 11.1%로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라갔다가 등락을 반복한 이후 지난 12월에는 8.4%로 다시 올랐다. 이는 가계부채 등과 함께 내수경기를 발목잡을 수 있는 뇌관 중 하나다. 이 역시 미국 연준도 기준금리 결정에 중요 반영 덕목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때문에 한은도 향후 기준금리 결정에서 이주열 총재가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당분간 통화정책을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천명한 것과 함께 물가, 실업률을 이전보다 더 중요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junpark@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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