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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손보협회 방만경영···업계 출신 협회장들 뭐했나

생손보협회 방만경영···업계 출신 협회장들 뭐했나

등록 2016.01.18 09:44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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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업 출신 업계와 적극 소통 하겠다더니이수창·장남식 양대 회장 개혁 말로만 떠들어 업계 불황에 저금리 여파 허리띠 졸라매는 상황“방만운영 혁파 못하면 존재가치 없다” 한목소리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고, 불합리한 관행이 남아있다면 과감히 혁파할 것입니다. 항상 업계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절도있게 실행에 옮겨 회원사와 정부, 소비자로부터 진정한 신뢰를 받는 조직으로 거듭나겠습니다”(이수창 생보협회장 취임사. 2014년 12월9일)

“시장발전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업계를 위해 항상 업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업계가 처한 어려움이 무엇인지 세심하게 살피며 힘이 될 것입니다”(장남식 손보협회장 취임사. 2014년 9월1일)

최근 생손보협회의 방만경영이 도마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길어지는 불황에 저금리 여파로 업계가 제 살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모피아 출신이 주름잡던 생손보협회장 자리에 보험업계 출신 사장들이 나란히 영입된 터라 두 협회장에 눈길이 쏠린다. 10여년만에 처음 민간 출신 협회장으로 취임한 두 회장은 당시 “민이든 관이든 치우치지 않고 업계와 적극적인 소통으로 업계가 처한 어려운 상황에 앞장서 힘이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생손보협회는 어려운 상황에 허리띠를 졸라맨 보험사와는 달리 회원사들의 회비로 도를 넘어선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업계 출신 사장들이 협회장 자리에 오른지 1년이 넘었지만 이같은 복지체계는 고쳐지지 않았다.

금감원은 두 협회에 대해 회원사나 다른 금융협회 수준에 맞게 과도한 복지수준을 줄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 임직원은 미사용 연차휴가 보상금으로 한 사람에게 무려 2000만원까지 지급했다. 연차휴가 일수도 별도 한도 규정을 두지 않아 근로기준법상 연차휴가 일수 한도(25일)를 훨씬 뛰어넘은 45일에 달하는 직원도 있었다.

손보협회의 경우 임직원에게 최대 1억1000만원까지 연 2%의 저리로 대출해 주기도 했다. 회원사인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직원 대출 한도가 5000만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2000만원 이상 대출 시에는 보험협회보다 높은 연 4∼5%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보험협회는 보험산업발전과 회원사(보험사)들의 공동이익 증진을 위해 만들어진 기관으로 회원사들의 회비와 수수료, 제재금 등으로 운영된다.

양 협회는 연봉수준이 은행연합회 등 타 협회에 비해 낮은 편이라는 무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하지만 보험협회의 평균 연봉은 보험업계 최상급 수준이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보험협회 연봉수준이 다른 협회에 비해 낮은 수준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타 협회와 연봉 수준을 맞추다보니 이런 복지 제도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내부적으로 개선하고 있던 것도 있었다”며 “(노사)협상 과정에서 다소 지연되던 부분이 검사 시기와 맞물리면서 지적됐던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계는 이같은 협회의 복지제도에 울화통을 터뜨렸다. 경기침체 악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데 회비로 운영하는 협회는 돈잔치(?)를 벌였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눈치다.

보험회사의 전체 점포 수는 2년 간 1000여개가 사라졌고, 인력감축으로 4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업계는 당장 연간 회원비부터 줄여야 한다며 핏대를 세웠다.

보험사들은 협회의 방만한 경영을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지난 2년간 보험업계가 뼈를깎는 고통 겪는 동안 업계를 대표하는 협회가 이런 방만경영을 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면서 “향후 예산 편성 시 예산을 줄이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한 관계자는 “협회는 회원사의 이익증진을 위해 설립된 기관인데, 아직도 예전 공공조직 관습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며 “특히 업계출신 사장들이 회장 자리에 올라 있으면서도 이같은 방만경영이 지속됐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계와 함께 보험산업의 발전과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협회는 더 이상 존재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영 기자 dw0384@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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