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시 시장 영향 미미” VS “시장 지배력 전이 될 것”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인수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행사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승인 여부 등을 검토하기 위한 자리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참석하는 토론자들을 행사 전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학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찬성과 반대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찬성하는 김성환 아주대 교수는 합병한다 하더라도 SK텔레콤의 점유율 상승폭이 그리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미래부 통계를 살펴보면 CJ헬로비전의 이동통신 가입자는 84만명이다. 전체 점유율은 1.5%에 불과하다. 이 사실만 보더라도 큰 의미가 없다”며 “SK텔링크, CJ헬로비전 가입자를 모두 합쳐도 47.5%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남훈 건국대 교수는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서 최근 수년 간 시장점유율 변화가 거의 없다는 점, 결합상품 시 초고속 인터넷이 선택의 기준이 됐다는 KISDI의 조사결과를 들며 방송통신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초고속 인터넷 분야는 안정적인 시장이다. 8년 치 시장 점유율 분포를 살펴보면 1~3위 시장 점유율 변화가 거의 없다”며 “지금까지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변화가 거의 없던 시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합상품의 경우 KISDI의 조사 결과 가장 중요한 서비스로 초고속 인터넷을 꼽았다. 결합상품에서 이동전화는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이동전화까지 묶는 결합상품의 파괴력이 높다는 것은 과한 분석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결합상품을 통해 무선 시장 지배력이 유선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내비췄다.
강병민 경희대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결합상품 등을 통해 초고속 인터넷 분야 1위가 가능할 것이라 본다”며 “결합상품 점유율이 단품 서비스 점유율에 근접하고 있다. 가입자 방어가 잘 되는 서비스다. 시장 지배력 전이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 지배력이 전이 되기까지에는 시간이 소요된다. 이동통신과 방송 결합은 66%까지 증가한 상태다. 중요한건 결합한다 해서 시장이 확바뀌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변한다. 그래서 경쟁 제한성이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민 국민대 교수는 이동전화와 지역 케이블을 묶은 결합상품이 출시될 시 파괴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5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는 SK텔레콤 가입자들은 충성도가 높다. 그런데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이동전화와 지역케이블을 결합하는 상품이 출시되면 파괴력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가정 내에서 핸드폰과 인터넷 등을 쓰고 있다. 어떤 상품을 제일 많이 할인해야 소비자들이 움직일까 생각해야 한다. 국내의 경우 가계통신비 중 78%가 이동통신비용”이라며 결합상품을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의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진 기자 lej@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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