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자율화 이후 저축성상품 이율 내려알리안츠 등 외국계 보험사 2% 대 후반
공시이율은 금리연동형 보험상품의 적립금에 적용되는 이자율로 은행의 예금금리에 해당하며 매달 초 공시된다. 공시이율이 하락하면 하락할수록 가입자가 돌려받을 수 있는 보험 만기 환급금이 줄어들게 된다. 새해부터 실시된 보험 가격자율화에 따라 공시이율 조정폭은 기존 ±20%에서 ±30%로 확대됐다.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새해들어 고객유치 경쟁을 펼치며 연금보험을 제외한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올렸던 일부 보험사들이 2월들어 공시이율을 인하시켰다.
생보업계 1위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달 1월 전달보다 0.09%포인트 공시이율(3.05%)을 높였다가 이달 3.04%로 0.01%포인트 내렸다. 2위 한화생명 역시 1월엔 0.03%포인트 공시이율(3.12%)을 높였다가 이달 3.10%로 0.02%포인트 다시 내렸다. 다만, 상위사 가운데 유일하게 2%대 공시이율을 유지하던 교보생명은 이달들어 0.02%포인트 올려 공시이율을 3.00%대로 끌어올렸다.
중소형 생보사들도 1월에 올렸던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이달들어 다시 인하시키거나 그대로 유지했다. 1월 0.03%포인트 인상했던 동양생명은 2월에 3.03%로 0.02%포인트 내렸다.
KDB생명(3.05%)과 동부생명(2.95%)은 지난달과 같은 수준의 공시이율을 유지했다.
푸르덴셜생명과 알리안츠생명 등의 외국계 생보사들은 지속적으로 공시이율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 1월 3.00%였던 공시이율을 2.95%로 내리더니 이달엔 2.90%까지 인하했다. 알리안츠생명도 마찬가지로 2.96%(지난해12월)→2.94%(1월)→2.88%(2월)로 공시이율을 내렸다.
보험사들이 올렸던 공시이율을 서둘러 조정한데는 세계경제 불안요소가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만까지만해도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해 국내 기준금리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여기에 보험가격 자율화까지 시행되면서 생보사들의 높은 공시이율을 앞세운 고객유치 경쟁이 예상됐다. 하지만 중국 경기둔화와 유가급락 등 대외 불안요소가 부각되면서 전문가들은 당장 국내 기준금리를 인상시키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해들어 보험가격 자율화가 처음 시행되면서 보험사들이 잇따라 공시이율을 높이며 고객 유치경쟁을 펼쳤으나, 세계 경제불안 변수로 시중금리 움직임에 변수가 생겼다”면서 “기준금리는 보험사 자산운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급하게 공시이율부터 올려서는 안된다. 공시이율 방향을 놓고 보험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보험사들의 자산운용수익률 역시 3%대로 떨어져 바닥을 쳤다”면서 “이런상황에서 보험사들이 상품경쟁을 하느라 공시이율을 끌어올린다면 보험사들의 역마진 문제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의 연초에 실적을 끌어올리려는 영업 관행일 뿐이라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물론 작년 미국 금리인상으로 국내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연초에 공시이율을 반짝 올려 실적을 끌어올리는 관행이 있다”며 “연초에 실적이 높으면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데다 타사보다 앞서가는 분위기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dw0384@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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