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초반 영입과 함께 ‘밀월관계’선거 후 입장차 드러내며 갈라서朴, 급진적 정책 차단···金 ‘실망’
박 대통령은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던 지난 2012년 7월 김종인 전 위원장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전격 영입한다. 김 전 위원장은 당시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할 수 있도록 캠프 내의 정책위원회를 이끌며 정책 개발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았다.
‘경제민주화의 아버지’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김 전 위원장의 존재감은 상당했고, 그를 중심으로 마련된 각종 정책들은 부동층과 야권 성향 유권자들의 마음을 여당 쪽으로 돌리는 성과를 거뒀다.
박 대통령과 김 전 위원장은 영입 초반 막역한 관계를 유지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는 정치생명을 걸고 지키겠다”고 공언했고 김 전 위원장은 “박근혜 후보는 재벌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대선을 한 달 가량 앞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발표한 경제민주화 공약에 김 전 위원장이 제안한 초안의 내용 중 일부가 포함되지 않으면서 갈등설이 불거졌다. 특히 박 대통령은 대표적인 경제민주화 정책 중 하나인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방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나타냈다.
김 전 위원장이 대선 직전 돌아오긴 했지만 선거가 끝난 뒤 ‘논공행상’에서는 철저히 배제됐다. 사실상 결별이 확정되고 새누리당을 탈당한 이후 김 전 위원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경제민주화는 선거 전략이었을 뿐”이라며 “대통령이 경제민주화에 대한 관심이 멀어져버렸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두 사람의 결별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인식 차이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임기 3년 동안 신규순환출자 및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금지, 하도급법·가맹사업법 개정, 금산분리 강화 등의 성과를 내세웠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민주화 20개 국정과제 중 65%에 달하는 13개의 입법을 완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집중투표제, 전자투표제 및 다중대표소송제도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초기 경제민주화 정책들을 사실상 폐기했다. 대기업 총수를 사면 대상에 포함시킨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정부 초반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무리한 정책이다 싶으면 바로 선을 긋곤 했다”며 “반(反) 경제민주화가 아니라 정책적으로 세심했던 것 뿐”이라고 평가했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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