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자본확충 이견으로 정부-한은 껄끄러운 관계경기회복·美금리인상 등 현안 해결 시 잡음 남을까 우려‘이주열’은 ‘유일호’보다 ‘최경환’?···정책결정 타이밍은 최경환 ‘승’
19일 자본확충 협의체는 2차 회의를 열고 간접출자 방식에 대해서는 정부와 한은 모두 합의에 근접했지만, 직접출자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한은의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유일호 부총리 취임 초기에는 한은과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판 양적완화’로 촉발된 ‘유일호-이주열’의 시각차는 양 기관을 껄끄러운 관계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기싸움 양상이 일부 드러나기도 했다. 국민적 합의 필요성을 강조한 한은에 대해 유일호 부총리가 ‘국민적 공감대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정면에서 비판한 게 대표적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양 기관의 불편한 내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문제는 구조조정 자본확충 방안을 두고 꾸준한 이견으로 감정이 쌓인 양 기관이 향후 정책호흡 부문에서까지 잡음을 털어내지 못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최근 16개월 연속 수출부진과 더해 1분기 성장률이 0.4%에 머문 우리경제는 내수부진·소비절벽이라는 암초도 곳곳에 솟아있다. 정부는 1분기 재정을 조기집행하는 등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꺼져가는 경기불씨를 살리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추경과 금리인하 카드가 동시에 사용되는 정부-한은 정책공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8일 보고서에서 늪지형 불황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금리인하와 추경 편성이 동시에 이뤄지는 정책조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미국의 기준금리인상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양 기관의 정책호흡을 높게 요구하고 있는 대목이다. 오는 6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진행할 경우 한은의 금리인상 압박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정부의 재정집행 확대 기조와 완전히 어긋날 수 있다는 얘기다.
취임 후 한 번의 회동 이후 줄곧 냉기류가 흐르는 ‘유일호-이주열’ 관계와 달리 직전 경제부총리였던 ‘최경환-이주열’ 관계는 나름 긴밀했고, 양 기관의 정책적 결정 타이밍도 절묘했다.
이들은 2014년 9월 와인회동 이후 다음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고, 당시 최 부총리는 ‘척하면 척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부총리 시절 한은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렸다. 때문에 이들의 만남은 곧 금리인하에 대한 시그널로 확대 해석되기도 했고, 한은의 독립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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