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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성공 위해선 협력적 노사관계가 필수”

“구조조정 성공 위해선 협력적 노사관계가 필수”

등록 2016.06.01 08:59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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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폭스바겐·르노, 노사 협력으로 조기 정상화 성공PSA 오네공장, 노사 합의 불발로 폐쇄 절차

“구조조정 성공 위해선 협력적 노사관계가 필수” 기사의 사진

최근 사회 전반에 구조조정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기업 회생’이라는 공동 목표와 상호 양보에 기반한 협력적 노사관계가 구조조정을 성공으로 이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자동차기업의 노사협력 사례를 분석해 이 같이 밝혔다.

전경련에 다르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금융위기 전 시간당 임금이 미국 제조업 평균의 두 배 이상에 달했다. 하지만 2007년 40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냈으며 다음해 세계 판매량 1위를 도요타에 내줬고 2009년에는 파산신청을 했다.

GM 노사는 경영 정상화 방안으로 정리해고 대신 상생을 택했다. 노조는 신입사원 임금을 기존직원 절반 정도인 시간당 14달러선으로 낮추는 ‘이중임금제’를 확대했다. 또한 해고시 5년 평균임금의 95%를 지급하는 ‘잡뱅크제’를 폐지하고 생계비 보조 중단도 수용했다. 향후 6년간(2009~2015년) 파업을 자제할 것을 약속했다.

사측은 해외 아웃소싱 유예와 경영 정상화시 해고자 우선 고용, 미국 내 약 4000개 일자리 창출 등을 약속했다. GM은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고 2013년말 구제 금융을 졸업했다. 작년에는 전 세계에 984만대를 판매하며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독일 폭스바겐의 경우 세계 경기불황과 일본차 점유율 증가로 영업이익률이 1993년 크게 떨어졌다. 1조3000억원을 웃도는 적자가 발생하자 폭스바겐은 1995년까지 독일 근로자 30%(약 3만1300명)를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근로자들은 사측과 협의 끝에 해고 대신 임금보전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택했다. 근로시간을 20%(주당 36시간→28.8시간) 단축하고 임금도 3단계로 줄여나갔다. 1997년 ’근로시간 계좌제‘를 도입했으며 2004년에는 3년간 임금을 동결키로 했다.

사측은 10만명 넘는 전체 근로자의 고용 보장으로 화답했다. 해외공장 대신 자국 내 하노버와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증설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도 선언했다.

르노 역시 노사정 합의를 통해 공장폐쇄 위기를 극복한 사례로 꼽힌다.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은 연산 28만대(2002년)에 달하는 르노의 주요 생산기지였다.

그러나 신차 ’모두스‘의 판매부진으로 2006년 생산량이 2002년의 30% 수준으로 떨어졌다. 노조는 생산량 확대를 주장하며 파업에 돌입했지만 2000명 이상의 계약 해지로 공장은 폐쇄위기를 맞았다.

노사는 2009년 정부의 중재로 실마리를 찾았다. 노조는 7년간(2009~2016년) 임금인상과 주말 초과수당을 양보했고 인력 재배치에 합의했다. 산별노조 대신 사업장 단위로의 단체교섭 체제 전환도 받아들였다. 르노 본사는 생산성 향상 조건으로 전기차 트위지, 캡처(QM3) 등 2종의 신차 생산물량을 보장했다.

정부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각종 세제 혜택에 협력업체 부지와 직원 훈련비를 지원했다. 2012년에는 노동법 개정으로 해고와 임금·근로시간 조정 절차를 간소화했다.

노사정의 노력과 신차 QM3 인기로 바야돌리드 공장은 부활했다. 2013년에는 6년 만에 다시 1일 2교대로 전환했고 2014년 연산 20만대를 돌파하며 생산량을 회복했다.

유럽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은 금융위기로 스페인 등이 경기침체에 빠지자 영업 적자로 전환하였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 체코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려 했지만 일자리 보호를 이유로 정부가 강력히 반대했다.

2009년 사르코지 정부는 경영난에 빠진 PSA에 약 4조원을 저리로 융자하며 공장폐쇄 유예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정부지원에도 불구하고 2012년 유럽 판매량이 2006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자 PSA는 구조조정을 실시하려 했으나 노조와 정부는 크게 반대했다.

사정이 나아지지 않자 사측은 2013년 임금동결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4달간 장기파업에 돌입했고 생산량은 급감했다. 결국 PSA는 2014년 오네공장의 조기폐쇄를 결정했고 작년까지 총 1만1200명을 감원했다.

전경련 측은 노사관계가 구조조정의 적시성과 성공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라고 분석했다. 경영난에 대한 공감 속에 양보를 이뤄낸 기업은 정상화와 고용 유지를 성취했지만 대립한 기업은 극단적인 상황을 맞았다는 설명이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조선·해운 등 어려운 업종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노조가 기득권만을 유지하려 한다면 회사와 근로자 모두 공멸할 수 있다”면서 “회사도 고용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등 노사 간 상호 양보가 구조조정 성공을 위한 선결조건이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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