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유동성 유입땐 환율 안정될 듯 지나치면 불확실성 확대로 오히려 ‘독’
현재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정책공조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국의 실물경제의 하방리스크가 극대화 될 경우 통화 완화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 환율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실제 일본은 지난달 29일 지난 2014년 말 이후 최대 규모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다.
세계 주요국이 연이어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할 경우, 공급된 자금이 시장에서 작용하는 방향에 따라 원·달러 환율의 향방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각국 중앙은행이 푼 자금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흥국에 유입될 경우 원·달러 환율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기축통화국인 미국은 지난해 니어 제로 금리 탈출을 선언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정책 금리를 운용중이며, 일본의 경우 올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유럽 일부 국가역시 마찬가지다.
반면 신흥국의 기준금리는 이보다 높은 수준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지난 6월 1.25%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긴 했으나 제로 금리나 마이너스 금리 국가보다는 금리가 높은 수준이다. 다른 신흥국인 호주의 기준금리는 1.75%이며 태국은 1.5%수준이다. 특히 브라질의 경우 14.25% 매우 높은 수준이다. 세계적으로 유동성 공급이 강화 될 경우 이러한 자금이 금리가 높은 브라질, 호주, 태국, 우리나라 등 신흥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는 위험 자산 선호 심리의 강화와 투자 심리 회복으로 이어져 원·달러 환율의 하락에 기여한다.
반면 세계 주요국이 예상보다 많은 유동성을 공급한다면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해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이끌 수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자국의 통화의 가치가 지나치게 높아 질 경우 자국 수출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위적으로 통화의 가치를 낮추게 된다. 이는 자국에는 호재로 작용하나 수출 대상국에는 악재로 작용하며 수출 대상국의 보복 정책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세계경제는 큰 불확실성에 사로잡힐 수 있다. 또다른 환율전쟁의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통상 국제 금융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증대될 경우 안전자산인 가치가 현저히 상승하는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강하게 나타난다. 실제 이번 브렉시트의 찬성 투표 결과가 발표된 지난 24일,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안저자산인 달러의 초 강세가 나타나 원·달러 환율은 이날 30원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다. 원화의 가치가 하루 사이 30원하락했다는 의미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 구조조정 등 국내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올해안에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원화의 가치는 더욱 하락해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까지 외환시장에서는 세계 각국이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경우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함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외환시장 한 관계자는 “현재 브렉시트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함은 다소 약화된 모양새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세계 주요국이 앞다퉈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경우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남 기자 secrey978@
뉴스웨이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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