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업계, 공정위 ‘M&A불허’로 위기감 짙어져결합상품 앞세운 IPTV 상대로 경쟁 쉽지 않아일각에선 M&A 의존도 높다는 지적도···자구책 찾아야
11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각각 이날 오후께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서를 공정위에 제출한다. 앞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공정위에 의견서 제출 기한을 늘려달라는 요청을 보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때문에 당초 예정된 일정대로 11일까지 의견서를 제출하고 오는 15일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하게 됐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이 잘 못 되는 경우는 상상하지 않고 있다”면서 “성실히 소명자료를 준비하는 입장”이라고 말을 아꼈다.
앞선 지난 4일에는 공정위의 불허 결정이 알려지자 CJ헬로비전은 “경쟁력을 잃어가는 케이블 산업내의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막아 고사 위기에 몰아넣는 조치”라며 반박한 바 있다.
실제로 케이블TV 산업의 위기는 가입자수 하락에서 나타난다. 미래창조과학부 방송산업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블TV 가입자수는 지난 2009년 1529만명에서 2015년 3월 기준 1453만명으로 80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이 기간 IPTV 가입자수는 237만에서 1135만명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가입자수와 감소와 함께 매출도 줄었다. 케이블TV업계가 매출 하향세를 그리는 반면 IPTV는 2014년 수신료 매출이 1조2103억원에서 2015년 1조5018억원으로 3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전국 단위의 서비스를 하면서 통신상품과 결합할 수 있는 IPTV가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IPTV는 결합상품을 통한 가격경쟁력으로 앞으로 시장 점유율을 더 늘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TV 업계는 매출 감소가 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투자 감소가 결국 이용자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를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에서 기업간 M&A는 선제적 구조조정의 일환이자 출구전략 중 하나로 추진해왔다.
현재 케이블TV사업자인 딜라이브와 HCN 등도 잠재적인 M&A매물로 꼽힌다. 특히 딜라이브의 경우 지난해부터 회사 매각을 추진해왔다. 이들은 이번 인수합병의 결과가 앞으로 케이블 TV업계의 M&A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M&A의 결과가 케이블 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우려스럽다”라면서 “M&A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려는 계획이 있다하더라도 IPTV와 비교해 케이블TV의 규제가 많은 편”이라면서 “결합상품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키우고 있는 IPTV와 경쟁할 방법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케이블TV업계가 지나치게 M&A에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다른 출구전략을 고심하지 않고 있다가 M&A가 불발되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라는 지적이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케이블TV 업계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자생적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케이블TV가 권역별로 나뉜 것은 지역 방송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생활밀착형 방송을 통해 이용자 만족을 주었는가에 대해 돌아봐야 한다. 지역민들이 서비스에 만족했다면 케이블TV 산업의 위기가 이렇게 빠르게 닥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M&A만이 출구전략이라면 케이블 시장 자체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면서 “산업을 죽이려는 게 아니라면 자구책을 찾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케이블TV 업계는 우선 이번 인수합병 결과를 끝까지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공정위가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 충실히 소명하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이후 공정위의 합리적인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an324@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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