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성과 창출에 무리한 공공개혁 추진3년간 노사 협상테이블로 앉혀 피로도 ↑‘소통부재’로 공공·금융 부문 파업 자초
현정부의 공공부문 개혁은 여느 정권에서 추진한 공공개혁보다 강하게 진행됐다. 2012년 12월부터 1년 반에 걸쳐 302곳의 공공기관 방만경영 정상화 이행을 완료, 매년 2000억원의 복리후생비를 절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313개 전체 공공기관에 대한 임금피크제 도입을 끝마쳤다. 올해 6월에는 성과연봉제 화대도입도 마무리했다.
정부의 강력한 추진력은 속도 부문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소통 부문에서는 완전한 실패로 평가된다. 3년간 끊임없이 노사를 테이블에 앉혀 놓은 결과 이들의 피로도는 극에 달하게 됐다. 결국 공공개혁의 굵직한 미션 중 마지막인 성과연봉제에서 노조 측의 불만이 터져버렸다.
각 공공기관은 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 강행을 비판하며 줄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오는 9월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4년 9월 ‘관치금융 철폐’ 등을 이유로 총파업을 진행한 이후 2년 만이다. 공공운수노조도 정부의 성과연봉제 조기도입 인센티브를 받지 않고, 9월 2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 부산공공기관노조도 성과연봉제를 거부하면서 9월 총파업하는 등 각 공공부문 노조의 파업이 점차 본격화되고 있다. 이들의 파업 시기는 공교롭게 현대차·현대중공업 동시 파업, 조선업종 연대 파업 등과 겹치면서 우리나라는 사실상 ‘파업 국면’에 휩싸이게 됐다.
공공부문의 파업은 분명히 정부의 무리한 추진이 불러온 결과다. 공공개혁 과정에서 발생한 부작용을 각 기관에 떠넘기고, 노조 측의 입장을 듣지 않는 소통부재의 소극적인 움직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방만경영 정상화나 임금피크제는 청년층 일자리, 과도한 복지라는 측면에서 일부분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음에도 정부의 재촉에 황급히 추진한 경향이 있었다”며 “정부가 한 템포 쉬고 소통을 확대한 뒤 성과연봉제를 차분히 진행했어도 늦지 않았을텐데, 무리한 재촉이 화를 부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한 직원은 “‘당근과 채찍’이라며 이런저런 페널티와 인센티브를 제시했는데, 도입을 했어도 페널티가 무서워서 혹은 인센티브를 위해서 도입한 것처럼 비춰지는 곳도 있다”며 “노조 측의 피로도가 높았던 만큼 소통을 확대하고 도입했어도 큰 지장은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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