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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정부 ‘우왕좌왕’

[한진해운 법정관리] 일주일, 정부 ‘우왕좌왕’

등록 2016.09.08 11:00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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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선박 86척 비정상 운항 대체선박 투입, 실제 이뤄진 것은 1척 뿐정부·금융당국 안일 대처 질타 이어져화주들 “정부, 피해 최소화 의지 있나”

사진=이수길 기자사진=이수길 기자

국내 1위, 세계 7위 해운사였던 한진해운 법정관리 개시 일주일이 지났다. 한진해운 발 물류대란으로 국내외 비난이 한국 정부로 쏟아지고 있다.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지만 정부는 여전히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8일 한진해운과 한국무역협회 수출화물 무역애로 신고센터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비정상운항중인 선박은 총 86척(컨테이너선 70척, 벌크선 16척)이며 총 26개국 50개 포트다. 한진해운 보유 선박의 절반 이상이 비정상 운항 중인 것이다. 신고된 피해건수는 161건으로 피해액은 7000만달러(한화 763억원 규모)를 육박한다.

해운업계에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물류대란의 책임을 떠넘기는 동안 피해가 확산됐다는 지적이다. 일사천리로 문제를 해결해도 모자란 상황에서 컨트롤타워도 없는데다 일주일째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해 물류대란이 장기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쏟아진다.

한진그룹은 지난달 30일 한진해운 채권단이 추가자구안과 신규자금 지원 불가 결정을 내리자 다음날 한진해운 법정관리를 법원에 신청했다. 법원은 한진해운 신청을 받은 하루 만에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는 관련업계에 미칠 경제·사회적 파급효과를 우려한 결정이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가 개시되자 국내외로 물류대란이 발생했다. 예견됐던 문제였지만 정부는 안일하게 대처했다. 그 결과 한진해운 선박에 대한 가압류를 진행하거나 입항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간 한진해운과 공동운항을 해왔단 외국선사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해운동맹 퇴출도 현실화됐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알짜라고 언급했던 한진해운의 네트워크도 대책 없이 망가졌다. 국가의 신임도도 동반 하락했다. 외국 선사와 화주들은 무책임한 한국 정부와 금융당국에 비난을 가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부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미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물류대란이 발생하고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인데도 피부에 와닿는 대책이 아닌 대주주 책임론만 내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6일 당정협의에서 한진그룹이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진해운이 담보 제공시 정부가 나서 장기저리자금 1000억원±a를 지원하도록 촉구했다. 문제는 제공할 수 있는 담보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7일 한진해운 관련 첫 장관급 회의를 진행했지만 담보 없이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재확인했다. 대체선박 20척을 추가 투입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질책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추가 투입되는 선박이 어떤 배인지 밝히지 않는데다 실제 투입된 선박도 1척에 불과해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상황이다.

해양수산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세계 7개 지역 거점항구 지정도 졸속이라는 지적이다. 해수부가 지정한 항 중 독일 함부르크의 경우 스테이오더 불승인 국가 중 하나이다. 거점항구에 화물을 하역할 경우 보험 문제와 기존 채권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다. 업계에선 해수부가 이를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한진해운 법정관리 개시 일주일이 지났지만 정부에서 화주와 외국 선사, 국내 포워딩 업체 등을 위해 내놓은 실효성 있는 대안은 전무한 상황이다. 금융당국과도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거 같으면 미리 피해 최소화를 위해 준비를 다 해뒀어야 하는 거 아닌가. 법정관리 들어가고 선박 다 묶인 후에 대책 마련해서 뭐하나”라며 “급한 화주들이 짐을 빼기 위해 부담을 지길 바라는 것 같은데, 이는 벌크선의 경우에나 가능하지 컨테이너선 같은 경우 1컨테이너에 화주가 10~30명이기 때문에 중지를 모으기 어렵다. 게다가 지금 내 짐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화주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이 망할 것을 예상하고 영업을 하지 않으면 이 또한 기만행위인데, 한진해운이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화물을 선적했다고 현 사태를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한진해운 발 물류대란은 한국 정부와 금융당국이 초래한 인재다. 책임지도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모습은 피해 최소화가 아닌 피해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다. 실체 없는 대안만 내놓는다면 전세계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주희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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