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수출 2.1% 증가 전망”4분기 매달 35%씩 증가해야 가능헛발질 전망에 장밋빛 수치까지 제시“낙관적 전망은 정책신뢰·효과 저하”
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수출입 동향을 보면 올해 9월까지 누적 수출은 3632억 달러, 수입은 2950억 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8.5%, 10.7% 감소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수출실적이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수출은 8% 감소했지만, 세계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하고, 기저효과 영향으로 소폭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한-중, 한-베트남 FTA 등 새롭게 발효된 FTA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정부는 올해 수출이 전년보다 2.1% 증가한 5382억 달러, 수입은 2.6% 증가한 4482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치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정부가 목표로 한 수출 2.1% 증가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4분기 동안 1750억 달러의 실적을 내야 한다. 10월부터 매달 583억3000만 달러 이상을 수출해 전년동월대비 평균 34.6%씩 증가세를 유지해야 하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2014년 10월(516억2000만 달러) 이후 23개월 동안 수출실적이 500만 달러를 넘어선 적이 없다.
세계경제 성장 둔화와 국내에서 발생한 돌발 악재로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현대자동차의 파업은 이미 수출하락에 일부 반영됐고,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의 리콜사태로 인한 수출부문의 부정적인 여파도 존재한다. 한 달이 넘어선 한진해운 법정관리의 후폭풍도 부담이다.
정부의 헛발질 전망은 이번만이 아니다. 수출부진이 본격화된 지난해 정부의 수출전망은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과 ‘FTA 효과’로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었다. 올해 수출 전망도 이와 같은 이유였다. 심지어 유가하락으로 수출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저유가는 수출 증가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나친 낙관적 시각을 지적한다. 전망을 토대로 펼쳐지는 정책에 대한 신뢰성이 낮아져 정책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단기성 부양책을 내놓아 경제왜곡 현상이 커질 수도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판단이 잘못되면 적절한 정책대응에 나서지 못할 수 있다”며 “정부의 전망이 계속 틀리게 되면 신뢰가 떨어져 이에 기반한 정책 효과도 줄어들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실제치를 상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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