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간산업의 핵심 현대차, 현대중공업 노조로 몸살현대차 노조 24차례 파업, 생산 13만대 매출손실 3조육박현대重 10일 부분별 파업돌입..희망퇴직 및 분사 등 반대권오갑, 윤갑한 기간산업 수장들 고민 깊어져
10일 현대차 노동조합에 따르면 오는 11일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소집하고 구체적인 양후 파업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사측의 교섭신청공문에 대해 진정성 여부를 파악하고자 하는 실무교섭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측은 실무교섭을 통해 추가 협상안에 노조가 만족할 만한 내용이 포함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노조의 강수에 실질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윤갑한 사장의 입장은 난감할 터. 임금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하여 조업 정상화를 통해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해야 하기 때문이다.
윤 사장 입장에서는 노조와의 불협화음이 결국 생산 차질과 직결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기에 속이 타들어가는 것이다. 더욱이 삼성전자에 이어 시총 2위 자리를 고수하던 현대차 시가총액이 급갑하면서 상위권 경쟁에서 5위로 밀려난 것.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241조6879억원)와 한전(33조1253억원)이 각각 1, 2위를 지킨 가운데 삼성물산(31조3937억원)과 SK하이닉스(30조7217억원)가 각각 3, 4위로 치고 올라갔다. 반면 현대차 시총은 30조677억원으로 줄어들면서 3위 자리를 내주고 5위로 밀려났다.
윤 사장의 입장에서는 업친데 겹친격이다. 정몽구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질적인 성장을 위해 813만대 낮춰 잡았지만 이마저도 부정적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까지 총 562만1910대를 팔아 전년 동기 572만6249대 판매 대비 10만대 이상 판매가 줄었다. 800만대 이상 판매하기 위해서는 남은 3개월 동안 매월 80만대 이상 팔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9월 현대차는 38만7302대, 기아차는 23만5413대를 판매해 현대기아차의 총 판매량은 62만대 수준에 그쳤다.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종료, 노조의 파업에 따른 공장의 생산차질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20.0% 감소한 것.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한 윤갑한 사장의 입장에서는 임단협 타결이 최우선 과제이지만 무턱대고 요구하는 노조 측에 끌려갈 수 없는 노릇이다.
울산 경제 단체 한 관계자는 “더 이상 노사 줄다리기에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끼쳐서는 안된다”며 “노조 측 또한 위기 상황의 회사를 고려한다면 정쟁을 멈추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가시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사측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더 이상의 교섭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는 파업과 자연재해로 연이은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5일 태풍 차바의 피해로 울산 2공장이 침수되며 생산라인이 중단됐다. 7일 오전 9시부터 공장을 재가동하려 했으나 흙탕물 제거에 시간이 걸려 차질을 빚은 것. 8일과 9일은 휴일로 특근할 수 있지만 노조는 임금협상 때문에 특근을 거부했다.
지난달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78.05%)된 노사 잠정합의안은 임금 월 5만8000원 인상과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무상 지급 등이다.
이후 사측은 추가안으로 기본급 6만원 인상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주간연속 2교대제 10만 포인트 지급 등을 제시했다. 추가안은 1차 때 안보다 1인당 150만원 이상의 인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조는 이 마저도 거부한 것.
현대차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현대차와 협력업체들의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4차례 파업과 특근 거부로 말미암아 13만1000여 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른 생산 손실액은 2조9000여억 원에 이른다. 파업이 장기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피해액은 3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협력업체들의 손실도 이미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또한 상황은 현대차와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다. 노조 측은 10일부터 18일까지 부분별 4시간 순환파업에 돌입했다. 건설장비, 엔진, 해양, 플랜트, 설계 등 13개 부문이 돌아가며 부분 파업을 벌인 것.
현대중공업 노조는 당초 지난 5일 열린 14차 중앙쟁위대책위원회에서 파업을 결정하고 6~7일부터 파업을 진행키로 했다. 하지만 울산 지역을 강타한 태풍 차바로 조선소 안팎이 수해 피해를 입으면서 우선은 복구에 최선을 다하기로 해 파업을 이번 주로 연기하게 됐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주 3회에 걸쳐 교섭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7일 42차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권오갑 사장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수주상황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임단협을 넘길 수 없는 법. 더욱이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노사가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했기에 큰 형 현대중공업만이 남은 상황이다.
권 사장은 6월부터 자구계획안에 포함된 인력 구조조정과 분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노조 측은 구조조정 반대와 임금인상을 고수하고 있지만 사측은 어려운 경영상황에 노조측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권 사장의 입장 또한 완강하다. 선과제로 구조조정의 마무리를 강조하고 있다. 이후 임금협상에 나서겠다는 복안.
노조는 올해 기본급 9만6712원 인상을 비롯해 성과급 250% 지급,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연봉제 폐지, 임금피크제 폐지,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등을 사측에 요구한 바 있다.
행복도시 울산만들기 범시민협의회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은 파업을 멈추고 위기 극복에 전심전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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