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섭 신임 사장 취임···직원 신뢰가 원전 믿음지금껏 매출-경영평가-부채감축 등 성과 가시화지진 불안감-사용후핵연료 등 국민신뢰 회복 과제
2012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은 이후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점차 결실을 맺고 있음에도 국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모습으로 변하기 위한 움직임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 호실적 이어가는 한수원지난해 국내 원전에서 생산된 누적 발전량은 3조kWh에 달한다. 서울시가 65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국내 전력생산의 30%를 담당하는 원전은 높은 가치를 품고 있지만, 2011년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위험하다는 인식이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특히 2012년부터 납품비리와 품질성적서 위조사건 등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었다.
한수원은 국민신뢰 회복을 위해 즉시 강도 높은 자구노력에 돌입했다. 조직과 인사는 물론 문화까지 3대 혁신을 추진했다. 전방위적 혁신과 소통으로 경영정상화에 몰입한 한수원은 간부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인적쇄신과 자체감사 기능을 대폭 강화하기도 했다.
이러한 한수원의 의지는 안팎에서 인정받을 만큼 확고히 이어졌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부패방지시책평가에서 최우수기관 선정, 권익위 종합청렴도는 2013년 5등급에서 2등급으로 급등했다. 정부 주관 재난관리평가 최우수기관 평가, 지난해 한국 경영대상 소통경영 대상 등이 대표적이다.
기록적인 성적들도 받기 시작했다. 2012년부터 4년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가 최하등급인 D등급과 E등급을 오갔던 한수원은 지난해 B등급으로 수직상승했다. 매출도 지난해 10조7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고, 순이익 2조5000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부채도 6979억원을 털어내 당초 감축 목표치(5063억원)를 초과한 138%를 달성했다. 신재생에너지공급 의무화 제도(RPS) 역시 2133GWh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이는 전년보다 17.7% 증가한 수준으로 국가 전체 RPS 이행량의 4분의 1 수준에 달한다. 원전 이용률도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전 수준인 85%까지 올렸다.
명실상부 경주의 천년기업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주요 성과다. 2005년 이전이 결정된 이후 11년 만이다. 이전과 동시에 한수원은 ‘New&Clear 에너지실크로드’ 슬로건을 내걸고 ‘5대 프로젝트’와 ‘10대 생활체감형 사업’을 발표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경주시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경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더욱 성장해 에너지 실크로드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신뢰’ 바탕으로 현안해결 돌파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수원은 국민신뢰를 받기 위한 노력을 경주한다는 방침이다. 이관섭 사장은 취임사에서 “반원전 정서 같은 극복해나가야 할 분위기와 천재지변 등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여건을 생각해볼 때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발전소를 안전하게 운영하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가 쌓여 원전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고 안전운전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실제 이 사장이 취임하기 얼마 전인 9월 경주에서 연이어 발생한 강한 지진으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었다. 이후 신고리 5·6호기에 대한 건설 중단 움직임까지 나타나면서 어깨가 무거워졌다. 야당에서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에 또 하나의 과제를 던져주는 법안을 잇따라 내고 있다. 무소속 김종훈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이미 원자력안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의당 부산시당은 신고리 5·6호기와 관련해 한수원을 검찰에 고발했고, 더민주 부산시당은 신고리5·6호기 건설중단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포화가 임박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등 사용후핵연료 처분 문제도 주요 과제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사용후핵연료 관리시설 부지선정 업무를 추진하기 위한 관련 법률을 입법예고했다. 2019년 월성원전을 시작으로 원전인 한빛(2024년), 고리(2024년), 한울(2037년), 신월성(2038년)순으로 보관장소가 포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소 시간이 남아있지만, 새롭게 취임한 이관섭 한수원 사장에게 임기 3년 동안 국내원전에 대한 안전성을 더욱 알리고 국민신뢰를 제고해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진 셈이다. 이 사장은 “우리를 둘러싼 사람들로부터 믿음과 신뢰를 얻어갈 때 한수원이 국민신뢰를 회복하는 날을 앞당길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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