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통해 의혹 해소 되면 기업에도 호재향후 상황 따라 인사·계획 시점 정해질 전망“여전히 숨겨진 변수 많다” 유보적인 지적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6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다수의 기업인을 증인과 참고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국정조사 1차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청문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했다고 의혹을 받은 8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아울러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전경련 회장 자격으로 출석했다. 이로써 청문회장에 9명의 기업인이 증인으로 나왔다. 다수의 기업인들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줄줄이 증언에 나선 것은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 이후 28년 만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청문회의 개최 시점과 방식을 두고 적잖은 논란이 제기돼왔다. 새해 계획 수립으로 한창 바쁠 시점에 국정조사가 이뤄질 경우 계획 초안 마련 작업이 늦어지고 이는 경영 일정의 지연으로 새해 경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더구나 과잉 의혹 제기 과정이 TV 생방송을 통해 전국으로 타전되면 기업인들과 해당 기업의 사기가 위축될 수 있고 기업을 상대로 국내외에서 생길 수 있는 각종 오해가 발생해 앞으로의 경영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청문회를 통해 그동안의 오해를 씻고 더 깨끗하게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와 같은 관측은 청문회 출석을 위해 국회를 찾은 기업인들의 발언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6일 오전 국회에 출석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청문회가 기업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수의 기업들도 이번 청문회를 통해 많은 의혹이 해소되길 바라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남아있지만 이번 국정조사 청문회 발언 내용이 특검 수사 도움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총수들의 청문회 발언이 의혹 해소의 촉매제가 되길 바라고 있다.
한 기업의 임원은 “그동안 각 기업들이 전전긍긍했던 것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여러 가지 의혹만 있었을 뿐 제대로 밝혀진 실체가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총수들의 입을 통해 사실 내지는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내용이 밝혀진다면 의혹도 불식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청문회를 통해 여러 의혹이 어느 정도 해결된다면 사실상 멈춰있는 연말 경영 활동도 빠르게 재개되지 않겠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기업들의 남은 연말 활동으로는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 새해 경영 계획 도출 등이 있다.
청문회를 통해 의혹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경우 기업에 대한 사정당국과 국회의 압박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업들은 안팎의 우려에 신경 쓰지 않고 기존의 관행대로 연말에 진행해야 할 인사 작업에 공을 들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빠르면 인사가 12월 초에서 기약 없이 미뤄진 일부 기업의 인사 명단 발표가 이달 하순부터는 재개되거나 내년 초에 바로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재계 안팎에서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인사 진행이 장기간 미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청문회를 통해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의 해체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급변 요소가 상존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어느 것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는 해석도 지배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청문회가 재계 안팎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조직 문제는 어디서든 변화될 가능성이 많은 만큼 국정조사와 특검 수사 이후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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