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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에 말 자르기···본래 취지 무색

[총수 청문회]고성에 말 자르기···본래 취지 무색

등록 2016.12.06 16:3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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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의원은 보여주기식 질문으로 일관 증인 다그치고 취지 벗어난 발언에 시간 쏟아

국정조사 재벌총수 청문회. 사진=사진공동취재단국정조사 재벌총수 청문회.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8년 만에 대기업 총수 9명이 출석한 사상 초유의 국정조사 청문회가 고성과 동문서답으로 얼룩졌다. 현장에 자리한 의원들은 격양된 목소리로 증인을 다그치는 등 보여주기식 질문에 급급한 모습이었고 이에 대응하는 재계 총수들은 대부분 ‘모르쇠’로 일관했다.

6일 오전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 1차 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총 9명이 출석했다.

청문회는 초반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 17명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 배경과 대가성을 입증하기 위한 질문을 쏟아냈다. 증인들은 긴장감 속에서도 담담한 어조로 증언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일부 의원은 사실관계 규명이라는 취지에서 벗어나 자신의 발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모습을 보였다. 훈계성 질의나 일방적으로 말을 끊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의 경우 증인에게 질문을 던지기에 앞서 “28년 전과 같은 일이 되풀이 돼 국민에게 송구하다”면서 “국민은 발전했는데 기업과 권력이 변하지 않아 국민들이 개탄하고 광화문 촛불을 타오르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국민들이 새누리당도 최순실 사태에 대한 공범으로 보고 해체하라고 하는 판국”이라며 “오늘 이 자리는 잘못했다, 잘하겠다 이런 말만 상투적으로 반복하는 자리가 돼선 안된다”는 등의 발언을 이어나갔다.

증인을 무의미하게 압박하는 식의 질문도 이어졌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용 부회장을 향해 “반성하냐”는 반복적인 질문과 함께 반도체 직업병과 관련한 삼성 측의 개별적인 사과나 ‘사회로부터 믿음과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이 부회장의 신년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안민석 더민주 의원은 “촛불집회에 나가본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는 질문을 던져 현장에서 일시적으로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응하는 기업 총수들도 미르‧K스포츠재단의 자금 출연에 대해 대가성이 없었고 자신의 결정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최순실씨와의 인연에 대한 질문에도 답을 흐렸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재단 출연금 모금에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묻자 최태원 회장은 “대가성이 아니었고 자발적으로 출연했다”면서 “그 것은 제 결정도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신동빈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역시 대가를 바라고 지원하는 것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최순실의 존재를 언제부터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체로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는 대답이 이어졌다.

이에 국정조사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훌륭한 기업인으로서 국회와 국민이 칭송받기 위해서 이 자리에 모이면 얼마나 좋겠냐”면서 “실망과 좌절을 넘어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오전 청문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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