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성화 외쳤지만 내수·수출 모두 곤두박질질적 성장 놓친 4년···내년 ‘정치리스크’ 복병
대표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경제활성화’로 대체됐다. 이듬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성장’으로 방향을 잡았음을 공식화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를 선두로 확장적 재정정책과 경기부양을 위한 부동산 띄우기(LTV·DTI 완화), 정부 주도의 대규모 할인행사 등 단기부양책에 적극 나섰다.
그러나 4년간 3번의 추경,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기준금리 등에서 풀린 돈은 가계에 고이지 못했다. 가계의 빚은 급증하고 소득은 늘지 않아 양극화는 심화됐다. 국내 경기는 물론 세계경기 둔화 우려감이 높아지자 기업은 투자를 주춤하게 됐고, 고용시장은 얼어붙었다. 피해는 젊은이들에게 돌아가 청년실업률은 매달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내수의 부실함이 높아지는 동시에 굳건하던 수출마저 지난해 1월부터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 2년 연속 역성장이 확실시되고 있다. 결국 내수도, 수출도 아닌 정부의 재정이 성장을 이끄는 ‘건강하지 못한 성장’을 하게 됐다.
경제 체질을 바꾸고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산업구조조정, 4대 부문 구조개혁, ‘창조경제’가 대표적이다. 우여곡절을 겪은 이후 성과가 가시화될 듯 했지만, 구조개혁은 성과연봉제 강행 이외에 이렇다 할 결과물이 없었고, 구조조정은 이제 막 첫 발을 뗀 상태다. 창조경제는 최근 역풍을 맞고 있다. 폭발력이 큰 ‘정치 리스크’로 어정쩡한 상태가 된 것이다.
‘경제활성화’의 성공 정도를 가장 쉽게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표인 경제성장률은 처참하다. 박근혜정부 5년 중 4년의 경제성적표는 2%대다.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2%대 성장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올해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당초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6%를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치는 2.7%에서 0.3%포인트 낮춘 2.4%로 조정했다. 주목할 점은 정부의 전망치(올해 2.8%, 내년 3%)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것보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언급한 데 있다.
아직까지 ‘최순실 게이트’라는 정치리스크가 실물경제로 전이됐다고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경제주체의 심리가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대기업 총수의 청문회 참석 등이 ‘정치리스크로 인한 경영환경 악재’로 연결되면 노동시장까지 부정적 여파가 미칠 수 있다. 한국경제 상황이 현재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재정건전성을 강조해 왔던 KDI마저 내년 정부의 재정적 역할 강화를 주문했을 정도다.
KDI는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가계와 기업의 소비·투자가 위축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면서 “불확실성이 지연될수록 (경제부문의 부정적인)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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