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는 “TF 해체가 지주사 전환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임시조직인 TF를 전략기획부 내 상시조직으로 개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입법대응에 주력하고 신속한 실무를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그래도 찜찜한 구석은 남아있다. 지주사 전환 등이 골자로 담긴 자본시장법 개정안 자체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위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 재분리 대신 코스피와 코스닥, 파생상품 등 3개 시장을 각각 자회사로 분리해, 시장 간 경쟁을 촉진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본사 표기문제와 실효성 논란으로 국회를 표류 중이다. 구성원 간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사항이다. 노조 측은 11년 전 3년간 논의를 통해 탄생한 단일 거래소가 시장 간 경쟁을 위해 재분리 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지주사 전환을 반대하는 중이다. 창조경제를 빙자한 일부 벤처업계와 정부, 여당의 정치적 타협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근래엔 최순실 게이트가 더해져 말 꺼내기도 힘든 상황이 됐다. 친박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있던 정찬우 이사장이 야당 의원들을 만나 개정안을 논의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이 진정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방법이라면 흔들리지 않고 밀고 나가야 한다. 만약 거래소가 지주사 전환을 포기하고, 이대로 행보를 멈춘다면 정권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자본시장 세계화와 발전을 위해 설립된 거래소가 정권의 입맛에 따라 흔들렸다는 걸 입증하기 때문이다. 자본시장 발전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지 정치적 이해득실을 위한 것이 아니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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