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육아·가사를 전담하는 남성은 16만1000명. 이는 최근 2년 사이 24% 증가한 것으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육아·가사 전담 남성의 증가는 남녀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크게 올라간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물론,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사회 분위기도 이에 한몫하고 있지요.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 가운데 남성 육아휴직자도 크게 늘었다고 하는데요.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6년 남성 육아휴직자는 2015년 대비 56.3% 증가했습니다.
아울러 남성 육아휴직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인 ‘아빠의 달’ 이용자 수도 2015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언급된 통계자료에는 함정이 숨어 있는데요. 증가율은 높으나 실제 인원은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육아·가사를 전담하는 인구 중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불과합니다.
육아휴직도 마찬가지.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8.5%. 총 인원은 7616명에 불과합니다. ‘아빠의 달’ 이용 남성 수도 2배 이상 늘었지만 인원은 2396명, 전체 남성 근로자에 비하면 소수일 뿐이지요.
대상은 되지만 이용을 하지 못하는 대다수의 남성에 대한 구체적인 인원은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정부는 이외에도 저출산 등을 극복하기 위해 근로시간 단축, 시간선택제 전환, 대체인력 지원 등 여러 정책을 운영 중이며,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정책들의 이용자 수 역시 매우 적은 것이 현실.
제도가 있고 지원이 있어도 이를 활용할 수 없는 아빠들. 직원들에게 마음 편히 모든 걸 허용하기엔 상황이 녹록지 않은 회사들.
단순히 이용자 수와 증가율로 박수칠 것이 아니라, 이용 못 하는 사람들의 사연을 구체적으로 들어보고,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관점을 바꾸는 건 어떨까요?
뉴스웨이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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