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취업자 수 1년 전 보다 4만6000명 감소공시준비생 ‘사상 최대’ 22만명 몰려기업 취준생 공시로 전향···경쟁률 46.5대1
전 씨는 “요즘 합격에 대한 걱정과 초조함, 부모님에 대한 죄송함 때문에 심적으로 고생하고 있다”며 “안그래도 최근 공무원시험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힘든데 취업준비생들 마저 몰려들어 더 부담된다”고 하소연했다.
공무원 시험 쏠림 현상은 올해 역대 최다 접수 인원을 기록하면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22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에 22만8368명이 응시원서를 접수했다. 이는 접수 인원이 가장 많았던 지난해 22만1853명을 웃도는 역대 최다 기록이다.
지난달부터 노량진에 발을 들인 김태훈(27·남) 씨의 경우 2년간 대기업 취업준비를 하다가 최종면접에서 몇 번의 탈락의 고배를 마신 뒤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하게 됐다.
김 씨는 “지방 4년제 대학교 나와서 스펙이라도 잘 쌓을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했는데 주위 둘러보면 대부분 고(高)스펙에 학벌도 좋아서 상대적 박탈감만 느낀다”면서 “지난해까지 취업준비를 했었는데 내 학벌로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해서 공무원 시험준비를 하러 왔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20일 통계청의 고용지표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300인 이상 대기업 취업자 수는 241만6000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4만6000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었던 2010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대기업 일자리 축소와 불안한 취업상황에 취업을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청년들이 대거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내외 불확실성이 기업 채용인원 감소를 불러와 ‘공시대란’으로 번진 것이다.
대기업 취업준비생 조윤경(25.여) 씨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대기업 취업 준비과정도 길고 힘든데 채용인원까지 줄어든 걸 보니까 맥이 빠진다”며 “이제 대기업 채용기준도 도저히 모르겠고 이번 상반기 공채 때 안 된다면 공무원 시험 준비하러 노량진으로 가야겠다”고 답했다.
반면 중소기업을 다니다가 퇴사한 후 3년간 취업을 준비해온 김영탁(30.남) 씨는 다시 이를 악물었다. 바늘구멍보다 더 좁아진 대기업 입사를 반드시 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포기하고 싶단 생각은 수십 번 했지만 중소기업에 입사하게 되면 (대기업에 비해) 근무여건도 보장되지 않고 사회적 편견도 존재해서 (대기업의) 끈을 놓지 못하겠다”며 “솔직하게 중소기업을 가더라도 대기업과 업무 강도는 비슷한데 연봉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취업대란에 정부는 국가공무원 정원 증원 계획을 앞당겨 일자리 창출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종인 행자부 창조정부조직실장은 “국민안전과 경제 활성화 등 필요한 분야의 인력은 적기에 증원하고, 기능이 쇠퇴한 분야의 인력은 새 업무로 재배치하는 등 정부조직이 합리적이고 생산적으로 운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공부문 인원을 늘려 취업난을 해소하려고 하지만 임시방편일 뿐 산업 경제구조 전반적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해결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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