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회사채의 30%, 3800억원 보유기금 손실과 삼성물산 사태로 책임문제 부각채무재조정 거부 시 대우조선 P플랜 진입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부터 시중은행과 사채권자를 대상으로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에 본격 착수한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이 채무재조정 실패로 법정관리의 일종인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에 돌입할 경우 피해가 더욱 확대되는 점에 따라 사채권자들이 채무재조정에 동참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플랜은 채권단의 신규자금지원을 조건으로 법원이 강제적으로 단기간에 채무재조정을 진행하는 구조조정 제도이다. 다만 법정관리는 선박 발주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만큼 대우조선이 P플랜에 돌입할 경우 피해 증가와 함께 법원의 강제적 채무조정으로 시중은행은 물론 사채권자의 피해가 더욱 증가할 수 있다. 건조가 진행되는 114척의 선박 가운데 96척의 선박계약이 취소가 가능한 것.
이에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회사채 1조3500억원 중 3800억원(30%)을 쥐고있는 국민연금의 채무재조정 설득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우정사업본부(1800억원)와 사학연금공단(1000억원)이 국민연금의 판단을 참고한 다는 방침이어서 국민연금의 결정의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산업은행의 미팅요청을 거부하는 등 채무재조정에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한 관계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번 채무재조정과 관련해 수차례 국민연금 담당자와 만남을 요청했으나 이는 모두 거절됐다. 오히려 국민연금은 회사채의 선별적 우선상환 요구와 함께 분식회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대우조선의 채무재조정에 이같이 나서는 것은 국민연금이 배임 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의 회사채가 분식회계 상황에서 발행 되는 등 하자가 있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에게는 협상을 통해 최대한 투자금을 보전해야하는 의무가 있다.
또한 국민연금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건에 대해 찬성했다가 최순실 게이트로 특혜 논란에 빠진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채무재조정에 동참할 경우 향후 책임문제를 회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민의 노후자금에 손실이 불가피한 만큼 국민연금이 책임문제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이번 채무재조정과 관련해 아무런 의사 결정을 하지 않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책임문제를 피하기 위해 국민연금이 채무조정과 관련해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을 수 있으나, 이는 오히려 채무조정 불발로 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의 결정은 다음달 17~18일 열릴 사채권자 집회에서 대우조선의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 이날 사채권자 채무조정이 불발될 경우 대우조선은 P플랜으로 진입한다. 국민연금은 "기금의 이익 제고를 위해 이번 사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뉴스웨이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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