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사장 “올해 흑자전환 여건 마련” 강조했지만2015년에도 정부·회사 모두 업황 개선 시기 오판헤비테일 계약 비중 높아 단기 이익 전환 어려워소난골 해결·구조조정 통한 비용절감이 선행돼야
이를 의식한 듯 지원 대상자인 대우조선해양 역시 정부의 추가 지원 결정 직후 앞으로의 자구계획 이행 목표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 24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올해 흑자전환에 실패할 경우 결과에 대해 책임지겠다”며 강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 측의 강한 의지와 달리 정작 업계에서는 올해 대우조선의 흑자전환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당국과 대우조선은 일반 선박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요 확대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저가 선박 중심인 글로벌 업황 특성상 수주 절벽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불신은 지난 2015년 10월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과정에서 보여준 정부당국의 오판에서 파생된 결과다.
당시 정부는 대우조선에 대해 4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하면서 조선업황이 2016년부터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위축에 다른 수주절벽에 유가하락까지 겹치는 등 업황부진이 지속되면서 자구계획 조기달성에 차질을 빚으면서 실제 수주액은 목표치(연간 115억달러)에 10% 수준인 15억4000만달러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정부당국과 회사 측은 예상치 못한 주변환경 변화로 유의미한 재무구조 개선에는 실패했지만 당초 제시한 자구계획안은 무리없이 달성했다는 입장이다. 작년말까지 총 5조4000억원의 자구안 가운데 1조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으나 실제 1조8000억원을 이행한 만큼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수주 관련해서도 회사 측은 수주 현황과 연도별 실적에는 시차가 발생하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정성립 사장 역시 지난 주 기자간담회에서 “LNG선 등 회사가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선종 중심으로 매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는 만큼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수주잔량에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고 작년과 달리 올해는 흑자전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와 대우조선의 시장 예측이 ‘장밋빛 전망’에 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조선업 특성상 1년 만에 업황이 큰 폭으로 좋아질 가능성이 높지 않고 수주 규모가 증가한다 하더라도 실제 실적에 반영되는 시기는 그보다 늦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대우조선은 유동성 위기 요인 가운데 하나로 ‘헤비테일(Heavy tail)’ 계약을 꼽았다. 헤비테일 대금지급방식이란 선박건조대금을 공정 후반기 또는 인도시점에 집중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1조원의 유동성이 묶인 소난골 프로젝트 역시 20%의 선수금 외에 나머지 금액을 헤비테일 방식으로 수령하는 계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헤비테일 대금지급방식은 경기 위축으로 당장의 유동성 상황이 좋지 않은 때 발주자들이 대금지급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사용하는 거래방식이다. 때문에 발주자들과 달리 조선업체들은 자금난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선수금 감소로 선박건조자금을 차입을 통해 유지시켜야 하는 부담만 커지게 된다.
결국 정성립 사장이 공약(公約)처럼 대우조선이 흑자전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소난골 프로젝트 해결과 함께 과감한 인력조정 및 자회사 매각을 통한 비용 절감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하반기 본격 수주를 통한 선수금 유입과 건조대금 조기 집행을 구체화해야만 자금경색 문제 해소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지원안을 통해 정부가 조선업체에 대한 금융지원을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은 긍정적”이라며 “대우조선은 신규 수주보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 인도를 통한 자금확보에 주력해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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