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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신탁사 등 금융사 주택사업 확장 잇단 제동 왜

[뉴스분석]국토부, 신탁사 등 금융사 주택사업 확장 잇단 제동 왜

등록 2017.04.05 09:16

수정 2017.04.06 11:14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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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토신 등 8개 신탁사에 과열 경고장금융기업 HUG엔 도시재생사업 사실상 불허국토부측, 강남 재건축 등 시장 과열 차단용유독 금융사 타킷···대선용·제식구감싸기의혹

국토교통부 세종시 청사(사진제공=국토교통부)국토교통부 세종시 청사(사진제공=국토교통부)

정부(국토교통부)가 한국토지신탁 등 부동산신탁회사는 물론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HUG(주택도시금융공사) 등 개발사업 능력을 가진 금융사들의 주택사업 확장에 잇따라 경고장을 날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토부측은 건설사들의 지나친 수주전 등 한강변이나 강남 재건축 시장 등 시장의 과열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각에선 야권 등 차기 정부 눈치보기라는 이야기부터 민간 먹거리 감소에 따른 주택건설업계 편애 등 일종의 직간접적인 제식구 감싸기식 행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내놓고 있다.

5일 건설부동산업계와 관가 등에 따르면 부동산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금리인상, 주택공급 과잉, 국내외 경기 악화 등 최근 주택시장 주변 여건이 좋지 않다면서도 시장의 과열이나 위축이 없도록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최근 한강변이나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과열 양상이 재차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토부가 떳다방 등 청약시장 불법행위 집중점검에 나서는가 하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과 과천시를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한 점도 이같은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눈에 띄는 점은 이런 제재나 규제들 대부분이 금융에 뿌리를 둔 금융기업들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데 있다. 최근 개발능력을 갖춘 금융회사로 재건축 등 주택시장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는 부동산 신탁사들에게 강남 재건축 등 수주 활동을 자제하라고 경고한 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 국토부는 지난달 31일 한국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코람코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KB부동산신탁, 코리아신탁, 하나자산신탁 금융투자협회 등 금융계열 8개사 관계자를 불러 재건축 사업 신탁방식 추진에 대한 관계기관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국토부는 신탁사가 재건축 부담금을 과도한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게 되면 재건축 조합원에게 피해를 주고 주택시장 불안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우려된다며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이는 국토부가 최근 재건축 사업권 확보를 위해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는 대표 신탁사들을 상대로 '경고'에 나서 사업에 일부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계열 공기업인 HUG의 도시재생 사업 참여도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국토부가 HUG의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설립 인가 신청을 사실상 불허 처분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정부는 HUG의 리츠 AMC 설립을 사실상 불허했다. AMC가 다른 업무와 겸영을 하려면 현행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라 부동산의 취득·관리·개량·처분에 수탁할 수 있게 돼 있는데, HUG의 경우 업무 범위가 도시재생사업이 아니라 부동산 개발 사업에 속해 겸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게 국토부 측 설명이다. 주택계열 금융 공기업인 HUG가 도시재생 사업에 가세하면서 이 분야에서 민간 자본 유치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됐으나, 시장 활성화의 기대가 물거품으로 끝나버린 셈이다. 현재 도시재생 사업에 리츠 AMC로 참여하고 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당시 이를 강하게 반대했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토부가 LH 편들어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국토부는 주택시장의 과열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법규정상 어쩔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박선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최근 한국주택협회 정기총회에서 "주택공급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대내외 상황을 잘 모니터링해 과열이나 위축이 없도록 신축적,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금융사들의 재건축 등 주택시장 확장을 저지하거나 국토부 산하 공기업 편들어주기가 아니라 최근 강남 재건축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는 등 시장 과열을 막기위한 부득이한 조치라는 의미다.

하지만 유독 금융에 뿌리를 둔 기업들이 타킷이 되면서 시장 일각에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주택건설업계 감싸기 의혹이 대표적이다. 건설업계의 주무부처가 국토부이다보니 ‘가재는 게편’식으로 주택건설업계를 편애한 조치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토신 등 부동산 신탁회사들이 재건축 등 주택시장에서 활개를 치게되면 주택건설업계의 먹거리가 줄어들게 되다보니 이에 시장 과열에 경고장을 날리면서 직간접적으로 방패막이 되어준 게 아니냐는 이야기다. 차기 정부 눈치보기 행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부동산 투기나 과열을 염려하고 있는 야권주자들이 오는 5월 장미대선에서 청와대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차기 정부 눈치보기에 들어간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부동산 시장은 부동산 신탁사 등 금융사들이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신탁사들이 주택시장에서 지나치게 잘나가보니 제동을 거는 차원일 수도 있다. 실수요자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정부가 배려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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