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장관 전락 vs 관료 출신 부총리 입지↓
문 대통령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백운규(53) 한양대 제3공과대학 학장을, 보건복지부 장관에 박능후(61)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각각 지명했다. 또 정책을 총괄하는 장하성 정책실장, 통상과 산업정책을 총괄할 백운규 산자부 장관 후보자, 대기업 정책 주무 장관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대통령의 경제교사 역할을 맡을 홍장표 경제수석 등 모두 관료 경력이 없는 전직 교수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기획예산처 출신)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재정경제부 출신)를 뺀 나머지는 학자와 정치인 출신들이다.
학자 출신들은 이론을 토대로 장기 큰그림을 그리는 데 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개혁성향이 강한 학자집단의 조합은 문 대통령이 정권이 추구하는 재벌개혁, 소득주도성장론 등으로 경제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큰 공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학자들이 대거 참여한 경제팀은 장관이 주도권을 행사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낳을 수 있다.
이들은 실제 경제 업무에 대한 현안 이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복지 중심 정책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복지는 장관이, 실질현안 관련 업무는 차관이 한다는 우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관료사회에 둘러싸여 실질적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은 공무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도 높아 허수아비 장관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반대로 학자 중심의 경제팀 구성상 실제로 관료 출신 부총리의 입지가 상당히 좁아질 가능성도 있다. 학자 중심의 경제팀 구성상 실제로 학자가 아이디어와 방향성을 제시하고 관료는 정책만 실행하는 입장이 될 수도에 있어, 주도권이 너무 학자 중심으로 쏠릴 염려가 있다.
기수를 중시하는 위계질서가 강한 공무원 집단의 특성상 권력이 양분화될 가능성도 배재하기 어렵다.
가계부채와 기업 구조조정 등 경제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선 실물경제에 이해도가 높은 관료 출신들의 장점을 더 살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획재정부 전직 관계자는 “정통 관료들은 예산 편성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재정건정성 확보를 중요시 여긴다”며 “개혁 성향 학자그룹과 예산관료 그룹 간의 불협화음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실정치 속에서는 강한 추진력과 실무감각이 뒷받침돼야 한다. 실무경험이 사실상 전무한 분들이 잇따라 각료로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조직 내부에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온 관료 출신과 개혁 성향의 학자 출신이 적절히 배치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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