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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기 주택협회장, 박창민 전임 회장 전철 밟나

김한기 주택협회장, 박창민 전임 회장 전철 밟나

등록 2017.08.14 17:58

수정 2017.08.14 20:10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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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막중한데 급여 등 없고 오너눈치도 봐야김 사퇴에 협회장직 기피현상으로 장기공석 우려정수현 최치훈 등 대형건설 CEO들 대부분 고사박창민 고문 협회장 유지사례···김 회장 의중관건

김한기 대림산업 고문 겸 한국주택협회장과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김한기 대림산업 고문 겸 한국주택협회장과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최근 대림산업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 김한기 대림산업 고문이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과 같은 길을 밟게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가 겸직하고 있는 한국주택협회장직 이야기다. 김 고문이 11대 주택협회장직을 당분간 유지할 공산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문재인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가 8.2대책을 발표하는 등 건설업계와 등지는 분위기인데다, 4대강 재조사 등으로 업계가 공격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보니 부담스런 자리에 앉고 싶어하는 대형건설 수장을 찾기 어려워서다. 실제 9·10대 주택협회장을 지낸 박창민 사장도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 시절부터 대우건설 사장으로 회사를 갈아타기 전인 2016년 3월까지 주택협회장직 자리를 지킨 바 있다.

14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주택협회는 이르면 다음주중 이사회를 열고, 최근 대림산업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김한기 대림 상임고문에 대해 협회장직을 유지할지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멤버는 20여명 남짓으로 대부분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건설 SK건설 등 대형건설 CEO들로 구성돼 있으며, 최근 멤버중 휴가중인 이들이 많아 다음주 이사회를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주택협회는 80여개 대형건설사들의 모임으로 협회 회장직은 대규모 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대형사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주택업계의 목소리와 애로사항을 정부·정치권에 적극 전달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다. 그동안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이중근 부영 회장 등 대형건설사 사장이 맡아왔다.하지만 대형사 CEO들이 대부분 전문경영인인 탓에 그룹 오너와 대주주의 눈치를 봐야하고 해외 수주를 위해 해외 출장도 많아 협회장 희망자를 찾기가 힘들었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 박창민 협회장이 돌연 물러난 이후 약 3개월 동안 경재용 동문건설 회장이 직무대행으로 협회를 이끌다가 당시 김한기 대림산업 사장을 삼고초려해 간신히 회장으로 추대하면서 장기 공석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김한기 협회장이 대림산업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회장 부재를 또다시 고민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무엇보다 업계에선 김한기 현 협회장이 박창민 전 회장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박 전 주택협회장은 지난 2014년 12월 현대산업개발 사장에서 고문으로 한발짝 물러서면서도 협회장직은 2016년 3월까지 그대로 유지한 바 있다. 특히 당시도 협회 회원사 CEO들 중에 차기 수장을 맡겠다는 자원자가 나타나지 않다보니 그가 현산 상임고문직을 유지하면서 협회장직도 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 회원사 CEO들이 그룹오너나 대주주의 눈치를 봐야하는 전문경영인이 대다수인데다, 급여나 업무추진비, 차량 등이 따라 지원되니 않는 봉사직에 가까워 과욋일 정도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자사 일도 바쁜데 봉사직에 가까운 일을 돈 한푼 못받고 하다가 혹여 업계 안팎에서 볼멘소리 등 손가락질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보니 굳이 나서려는 CEO가 사실상 없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3월 박창민 협회장이 돌연 사퇴한 이후 협회측이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을 비롯해 박영식 당시 대우건설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등을 접촉해봤으나, 사실상 거부하는 등 기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번에도 협회장 장기 공석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김한기 협회장이 자리 유지를 극구 고사한다면 차기 협회장을 조기에 모셔오기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보다 주택설업계 분위기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는 데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김현미 장관은 "업계는 나중에 만나겠다"라며 아예 업계를 외면하는 듯한 태도마저 보이고 있어서다. 그런 부담스런 자리에 선뜻 나설 CEO가 사실상 없다는 의미다. 이에 협회에선 최대한 김한기 협회장의 현직 유지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역시 김한기 대림 상임고문이자 협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서 협회측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김한기 사장은 물론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등 자리에서 물러나는 CEO들이 늘어나면서 업계 분위기가 더 나빠지고 있다"면서 "자기회사 실적챙기기도 바쁜데 누가 협회장까지 맡고 싶어하겠는가. 지난 정부보다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봐야한다. 앞으로 주택시장의 미래와도 비슷해 보인다. 그래도 누군가는 나서야하기 때문에 대승적인 차원의 결정을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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