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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공론조사 본격화···“모호한 결론땐 논란 우려”

신고리 공론조사 본격화···“모호한 결론땐 논란 우려”

등록 2017.08.25 10:26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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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의 뒤 모호한 결론땐 갈등 부채질“확실한 방향성 가진 권고안 내야”절차적 공정성 확보가 최대관건

공론조사업체 선정 발표하는 김지형 신고리공론화위원장 <제공=연합뉴스>공론조사업체 선정 발표하는 김지형 신고리공론화위원장 <제공=연합뉴스>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지속 여부를 판가름하기 위한 공론조사 작업이 2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최종 결정권은 정부가 쥐고 있지만, 정부는 공론화 과정에서 나온 어떤 결과든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출범 당시부터 최종 결정 주체를 놓고 논란을 키웠던 신고리 공론화위원회가 공정한 공론조사를 해내지 못 하고 애매모호한 결론을 낼 경우 논란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조사위원회 김지형 위원장은 24일 오후 서울 세정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공론화위는 한국리서치컨소시엄과 함께 1차 조사에서 25일부터 보름 동안 유·무선 전화조사로 5·6호기 공사 중단 여부에 대한 2만 명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공론조사 수행업체’로 선정된 한국리서치 컨소시엄은 이날부터 최대 18일간 1차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1차 여론조사가 끝난 뒤 시민참여단의 오리엔테이션 때 2차 조사가 이뤄진다. 참여단이 합숙을 시작할 때 3차 조사를, 합숙이 끝난 뒤 4차 최종조사를 진행한다.

우선 이날부터 19세 이상 유권자들을 모집단으로 2만명 전화응답자에 대한 여론조사가 시행된다.

1차 조사에서는 지역·성별·연령 등 기본 질문과 함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에 대한 인지 여부, 신고리 의견(중단·재개·유보) 등을 포함한 10개 내외의 문항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마지막 항목에서는 2차 숙의과정에 대한 참여 여부를 묻는다.

김 위원장은 “1차 조사는 독자적 의미를 갖기보다는 변화추이를 보기 위한 참고적 의미”라며 “1차 조사와 최종조사 사이에 유언비어성 또는 날조된 얘기가 퍼져 공정성을 위협할만한 상황이 되면 공표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참여단을 선정하는 근거인 1차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혀 '깜깜이 조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차 여론조사 결과는 물론 시민 참여단 구성의 적절성 시비가 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후 성별·연령별 분포와 함께 찬반여부 등을 고려해 500명 규모의 시민참여단을 다음달 13일 꾸린다. 16일 열리는 오리엔테이션에서는 2차 조사가 진행된다. 이때는 신고리 공사 재개에 반대 혹은 찬성하는 구체적인 이유 등 더 '열린' 문항이 포함된다.

이후 시민참여단은 약 1달간의 숙의 과정을 거친 뒤 10월13~15일(금~일) 2박3일간 합숙하면서 전문가 설명회, 분임토론, 질의응답 회의를 한다.

이후 공론화위는 같은달 16~18일 사흘간 결과를 분석하고 19일 공론화위 마지막 회의로 권고안을 의결한다. 정부 측에는 10월20일에 권고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공론화위가 찬반 양자택일이나 이에 못 미쳐도 간결하고 확실한 방향성을 가진 권고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1차 조사와 비교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은 시민참여단이 2차, 3차 조사에서 어떤 의견 변화를 보이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하지만 찬반 비중이 역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차이만 줄어들 경우 결론을 내기가 어렵다. 또 변화 추이만을 권고안에 담는다면 공론화의 의미는 사실상 없어진다.

또 절차적 공정성 확보도 최대 관건이다. 시민 참여단 수가 최대 500명에 불과해 국민 전체 여론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찬반 여론이 팽팽한 상황이기 때문에 오차 범위 내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500명이라는 샘플이 굉장히 작은 샘플이기 때문에 오차 범위가 커질 수밖에 없고, 여러가지 혼선을 빚을 수 있는 소지가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만약 1차 조사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찬반이 60 대 40이었는데 숙의 과정을 통해 51 대 49로 결과가 나왔다면 어떻게 결론을 내려야 할지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공론조사를 정책 결정을 위한 수단보다 변화의 추이를 살피는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숙의 과정에서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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