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 열러재판부 “불필요한 공방 줄이고 주로 법리 다툼으로 진행”박근혜 전 대통령·최순실 등 6명 증인 채택
28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28일 오전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향후 재판 일정을 정리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여러 차례 공판이 이뤄졌고 증인도 여러 명 신문했기 때문에 항소심에서는많은 증인을 부르지는 않겠다”면서 “법리적 다툼이 주된 진행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이날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 이후 3번의 공판 기일에 걸쳐 주제별로 양측 항소 이유를 듣기로 했다. 특검과 삼성 측 모두 방대한 양의 항소이유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사안마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 듣기 위해서다.
다음달 12일엔 이 부회장 및 삼성 임원의 부정한 청탁에 관해 다루고 19일에는 승마지원, 3회 기일에서는 재단 지원과 횡령 부분 등 나머지를 다루기로 했다. 3번째 기일은 26일이나 30일이 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양형 부당 부분은 다루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후 기일부터는 본격적인 서류 증거 조사와 증인 신문에 들어간다. 재판부는 11월 2일 열리는 공판에서 서증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증인 채택을 놓고 특검 측과 변호인 측이 날 선 공방을 펼치기도 했다. 양측 모두 증인으로 신청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제외하고 변호인 측에서는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정유라씨 승마 코치였던 안드레아스, 삼성전자 관계자 등 10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특검은 박 전 전무와 김 전 차관 등 일부에 대해서 “1심에서 이미 장시간을 할애해 충분히 신문이 이뤄졌는데 다시 신문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형사소송법상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만큼 항소심에서 신문이 허용돼선 안 된다”고 반대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1심 때는 구속기간 6개월을 맞추기 위해 일주일 3~4번 공판을 진행하고 새벽 2시가 넘어 끝난 재판도 있었다”면서 “특검의 질문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서 변호인 측 신문 시간이 부족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박 전 전무와 김 전 차관은 중요한 증인인 만큼 신문이 필요하다”면서 “형사소송법에서도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원심 증인을 신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은 기본적으로 증거가 다 확보돼 있다는 걸 전제로 일부 모자란 증거를 조사하는 것”이라면서 “새롭게 증인을 다시 불러서 보자는 식은 원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기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안드레아스 등 6명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박 전 전무와 김 전 차관에 대해서는 증인채택을 보류했다. 변호인이 요청한 증인 2명은 채택하지 않았다.
또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1심 재판에서 이루어지는 피고인 신문 조서를 증거로 제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는 사건의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증인으로 불러서 신문을 한다 하더라도 본인에게 불리한 사실을 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을 증인으로 불렀을 때 의미가 있는 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1심 마지막 기일에 피고인 신문이 이루어지면 같은 내용을 신문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피고인 신문으로 대체할 수 있게되면 증인으로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박 전 대통령 1심이 종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부회장의 항소심이 먼저 마무리 된다면 증인으로 부르되 출석의사가 없는 상황이라도 별도의 구인영장 발부는 하지 않기로 했다. 증인채택을 취소하겠다는 뜻이다.
재판부는 특검과 변호인 측에 필요한 부분에서만 공방을 이어가고 이미 제출된 것들에 대해서는 핵심만 간결하게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또 재판부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1심에서 이미 많은 신문이 이루어진만큼 명확한 항소 쟁점만 다뤄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han324@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