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급여' 지급 등 경영비리 의혹 재판
1922년생인 신 총괄회장은 주요 재벌그룹 창업주 중 거의 유일하게 생존한 1세대 경영인이다. 그는 국내 재계 순위 5위 롯데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1942년 스무살 신 총괄회장은 단돈 83엔을 들고 일본으로 건너가 껌장사를 시작해 큰 성공을 거두며 1948년 일본 롯데를 세웠다.
1961년에는 초콜릿 사업까지 손을 뻗으며 롯데를 종합제과회사 대열에 올려놨다. 이후 신 총괄회장은 한국전쟁 후 산업시설이 낙후했던 우리나라에 봉사한다는 신념을 갖고 1967년 한국으로 건너와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첫 사업은 일본에서 성공시킨 껌이었다. 껌 사업으로 창립 11년만인 1978년 제과시장 정상에 올라 지금까지 국내 껌 시장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제과에 이어 1970년대엔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삼강으로 국내 최대 식품기업으로 발전했다. 이후엔 롯데호텔과 롯데쇼핑을 설립해 당시에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유통·관광 산업 현대화 토대를 만들었다.
1960년대 단돈 10원 짜리 껌은 50여년이 흐른 지금 50배가 오른 500원이 됐고 자본금 3000만원으로 시작한 롯데도 매출 100조원에 육박하는 국내 5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30년 동안 매달린 세계에서 다섯 번째, 아시아에서 세 번째,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높은 건물인 123층(555m)롯데월드타워 역시 그의 작품이다. 1985년 영등포구 여의동에 지어진 63빌딩이 32년 동안 지켜온 국내 최고층 건물 자리를 32년 만에 바꿔놨다.
이렇듯 굴지의 기업을 일구며 탄탄대로를 걸어왔던 그에게 불행이 찾아왔다. 바로 지난 2015년 장·차남 간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면서부터다. 신 총괄회장은 경영권 분쟁의 결과로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롯데그룹의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야 했고, 결국 검찰 수사를 거쳐 일가족이 한꺼번에 법의 심판대에 서는 처지까지 전락했다.
신 총괄회장은 본인이 밑바닥에서부터 일궈 오늘날 재계 5위의 대기업으로 키운 롯데가 자신 혹은 가족 소유 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그가 롯데의 경영권을 철권통치하던 시절에는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를 비상장 기업으로 유지하며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으려 했다.
이번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횡령, 탈세, 배임 등의 혐의 역시 ‘내 회사는 나의 것’이라는 신 총괄회장의 사고방식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1일 검찰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3000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 사건 성격과 범행 전반에서의 지위와 역할, 직접 또는 가족을 통해 취득한 이득 규모 등을 고려하면 연령, 건강상태를 감안해도 엄중한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신 총괄회장은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총수일가에게 509억원 상당의 공짜 급여를 지급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를 받고있다. 또 롯데시네마 매점에 778억원의 수익을 몰아주도록 하고, 2006년 차명 보유하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 6.2%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 모녀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지배하는 해외 특수목적법인(SPC)에 액면가에 넘겨 증여받은 이들이 706억원대 증여세 납부를 회피하게 한 혐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수십년에 걸쳐 롯데라는 국내 굴지의 기업을 만들어낸 신 총괄회장이 낡은 경영방식에 발목을 잡혀 영어의 몸이 될 위기에 놓인 현실이 안타깝다”며 “영어의 몸이 될 위기에 처한 현실이 안타깝다"며 "결론이 어떻게 내려질지는 모르지만 개인적 관점에서 보면 비극”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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