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초기부터 비밀협약 파기 등 무리수밀실 특혜 등 불공정 논란에 커넥션 의혹까지그럼에도 산은 배수의 진 친듯 매각 수순 강행이미 1조6000억 혈세낭비···면죄부 받기 올인?
24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르면 26일, 늦어도 이달 안에는 호반건설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여부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의 '새 주인' 선정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앞서 호반건설은 산업은행이 낸 대우건설 지분 50.75%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단독 입찰했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입찰 가격으로 1조
6000억원 가량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격은 그러나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에 투입한 3조2000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이대로 매각이 될 경우 '헐값 매각' 논란이 불가피한 상황.
더욱이 호반건설은 턱없이 낮은 가격 제시는 물론이고 대우건설 지분 50.75%를 한꺼번에 인수하는 것도 아니다. 40%만 우선 사들인 뒤 나머지 10.75%는 3년 후 인수하는 '분할 매각'을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다. 대우건설 매각 헐값매각을 비롯해 커넥션 특혜의혹 등을 들먹이며 연일 산업은행을 압박하는 등 산은을 옥죄고 있다.
그럼에도 산은은 복지부동하며 꿈쩍도 하지 않고 대우건설 매각을 강행하고 있어 그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는 것. 산은이 기본 전략매각 원칙을 버리고 호반건설이 역제안한 40% 분리매각 방안을 수용한 게 대표적이다. 사실 업계에선 분리매각 카드는 산은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으로 봤다. 본디 50.75% 지분 전략매각이 매각공고상 원칙이었던 데다가, 경기중에 룰을 바꾸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 자체로도 밀실이나 헐값, 특혜 매각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결과적으로 산은은 호반의 역제안을 받아들였고, 자금조달 적정선 등 다른 평가만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선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산은의 고육지책이란 얘기가 많다. 호반의 제안을 받지 않으면 대우건설을 영영 떼내기 어려울수 있다는 절박함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 산은 입장에선 건설경기가 냉각돼 가는 상황에서 펀드 만기 연장만 하고 자신들이 지속 경영을 한다고해도 대우건설 기업가치를 높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도 대우건설 매각 흥행 성공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매각에도 실패하면 대우건설이라는 계륵을 계속 들고 있어야하는 점을 인정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번엔 1조6000억원 손해를 보지만 다음번 매각때는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공기업 특유의 면피하려는 본능이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언제 매각하든 혈세낭비라는 따가운 시선을 피할수 없는데, 지난해 손해를 보더라도 팔수 있다는 등 정관을 개정한 지금이 최적으로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타이밍으로 봤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면죄부 받기에 올인한다는 의혹을 감수하고 대우 팔아치우기에 성공하더라도 최대 2조원 가까운 혈세낭비는 변하지 않은 사실이어서 누군가 책임질 일이 남아 이번 매각이 제발등 찍기일수도 있다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라는 우산에서 벗어나는 게 두려웠던 호반건설과 이번엔 무조건 팔아야한다는 절박함이 작용했던 산업은행의 밀당의 결과가 분리매각 방안일 수 있다. 다만 아직 풋옵션 가격 협상이나 호반의 인수금융 등 넘어야할 남아있어 최종 매각 성사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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