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허가 문제로 늦어져 BNK 인수설 ‘솔솔’유증으로 몸집불린 BNK, 신흥강자로 떠올라하이투자 측 “현재 당국 심사 기다리고 있다”
19일 지난해 11월 DGB금융그룹은 이사회를 열고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인수 가격은 하이투자증권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과 현대선물을 포함해 4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DGB금융그룹은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에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 승인 인가 신청을 냈고, 이에 대한 실무 검토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매각 작업은 생각보다 지지부진하게 흘러가고 있다. 금융당국의 허가가 여전히 떨어지고 있지 않자 시장의 눈은 최대주주인 DGB금융지주의 박인규 회장에게 다시 쏠렸다. 박 회장은 지난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수사 받으면서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변수로 떠올랐다.
당시 DGB금융은 하이투자증권 인수 협상과정에서 암초로 작용했던 대구은행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수사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당초 시장에서도 비자금 조성 의혹이 지주가 아닌 대구은행에서 불거졌기 때문에 경찰조사와 금융당국 제재가 DGB금융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금융당국의 허가 심사가 늦어지자 일각에선 매각작업에 차질이 생겼을 거라며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박 회장의 사전 구속 영장은 기각됐으나 현재 경찰이 구속 영장을 재청구하기 위해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어 당국 역시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제 겨우 새 주인을 맞이할 준비를 끝낸 하이투자증권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하이투자증권은 CJ, 현대중공업그룹 등 장기간 이어진 대기업 계열 증권사의 이미지를 벗고 처음으로 은행 지주 계열 증권사로 탈바꿈하게 되면서 고무됐던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무엇보다 하이투자증권은 매각 작업 과정에서 새 주인 모시기에 다사다난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016년 초 하이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은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실적 부진에 빠지자 자구계획을 내놨는데 여기에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포함됐다. 공개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각자 측 희망가격과 시장 눈높이가 엇갈리면서 매각에 실패했다.
지난해가 되어서야 하이투자증권의 매각가는 크게 떨어진 수준이었다. 하이투자증권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3월 말 7362억원에서 6월 말 4534억원으로 줄었다. 몸 값이 낮아지자 이번에는 DGB금융지주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 금융권과 사모펀드(PEF) 등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지난해 8월 가격 부담이라는 원인으로 발을 빼면서 단독 인수후보로 남은 DGB가 하이투자증권의 새로운 주인으로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인수 후보자로 최근 BNK금융지주가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권과 운용부문 강화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이후 자회사인 BNK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을 2100억원에서 4100억원으로 2배 가량 늘리는 증자를 단행했다.
특히 조광식 BNK투자증권 대표가 하이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장 출신이란 점에서 업계에서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BNK금융은 하이투자증권 인수설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마찬가지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회사는 DGB금융지주 피인수에 집중하고 있으며, 금융당국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BNK금융 인수와 관련해선 전혀 생각한 바가 없다”라고 일축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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