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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속 변화를 꾀한다”···‘투톱 체제’로 3세 시대 준비

[증권 CEO 열전/신영증권]“안정 속 변화를 꾀한다”···‘투톱 체제’로 3세 시대 준비

등록 2018.04.02 16:44

수정 2018.05.15 15:01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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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증권은 소형 오너 증권사 가운데 선두 주자 오너 2세 이후 원종석 부회장 거의 홀로 맡아와신요환 사장 영입으로 최근 공동 사장 체제구축신 사장은 내부살림 전담·원 사장은 3세 준비중

“안정 속 변화를 꾀한다”···‘투톱 체제’로 3세 시대 준비 기사의 사진

통상 소형 오너 증권사가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 은행이나 보험회사를 모회사로 두지도 않고, 대형 증권사의 경우처럼 실탄 많은 오너십도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소형 오너 증권사 중 선두 주자인 신영증권의 '조용한 성장'은 눈 여겨볼 만하다. 1956년 2월25일에 설립된 신영증권은 1971년 원국희 회장이 이를 인수한 이후 47년 동안 연속 흑자를 유지하는 작지만 강한 증권사다.

그간 신영증권은 원국희 신영증권 회장의 아들이기도 한 원종석 부회장이 2005년 5월부터 사장을 맡아왔다. 원 회장 시절에는 신영맨들이 사장을 맡기도 했지만, 2세 원종석 부회장이 신영증권 수장으로 오른 뒤로는 홀로 경영을 맡아왔다. 그런 신영증권이 이번에 공동 대표 체제를 구축했는데, 전문 경영인을 오너와 공동으로 배치해 안정 속 변화를 꾀해 3세대 시대 준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투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신영증권 새 대표이사에 신요환 사장이 올라 원종석 부회장과 각자 대표체제를 꾸렸다.

이번에 원 부회장과 어깨를 나란히 견 준 신 사장은 28년동안 신영증권에서 일한 ‘정통 신영맨’이다. 고려대 경영학과(81학번)를 나와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금융공학석사과정(MSF)을 마친 신 사장은 1988년 신영증권 기획조사부에 입사해 파생상품본부장, 개인고객사업본부장 등을 지냈고, 2014년부터 총괄부사장을 맡아 회사 살림을 책임졌다.

신 사장은 그간 원 대표가 담당하던 최고운영책임자(COO) 역할을 맡게 됐다. 인사 경영기획 리테일 자산운용 상품기획 등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일상 업무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오너 경영체제의 회사로 잘 알려진 신영증권은 공채 출신 임직원을 사장으로 선임함으로써 임직원과의 파트너십 강조에 나서고 있다. 그간 외부 활동보다는 주로 내부 기획 업무를 비중있게 한 살림꾼이었던 원종석 사장이 이번에 내부 살림을 신 사장에게 도맡게 하고, 그는 신규 비즈니스 발굴 등을
비중있게 다룰 계획이다.

또 원 부회장은 회사의 경영방침과 장기 계획을 결정하는 최고경영자(CEO) 역할에 좀 더 집중할 계획인데,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3세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과정으로 보고 있다. 실제 원 부회장이 창업주인 원국희 회장에게서 자리를 물려받을 때도 중간에 전문 사장이 여럿 있었는데 원 회장은 이 기간 동안에 박병렬, 김부길 사장 등 총 5명의 공채 출신 사장을 선임했다.

즉 변화하는 증권업계에서 전략을 짤 전문 경영인을 오너와 공동으로 배치해 안정 속 변화를 꾀해 3세대 시대에 안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1961년생인 원 부회장은 경기고와 중앙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 3월 신영증권 자산운용사업본부장을 맡았으며 같은 해 7월 전무로 승진했고, 이후 2005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이영환 전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가 됐다. 2006년 4월 이영환 전 대표가 부산은행장 출마를 위해 대표에서 사임하면서 단독대표에 올라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고, 2016년 3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금투업계 내에서도 활동한 이력이 있는데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으로, 2013년에는 한국예탁결제원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그는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회사경영에 집중하는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대표를 맡은 뒤에는 글로벌 경기불황으로 증권업황의 변동이 심해진 상황에서 내실과 리스크관리에 중점을 둔 경영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고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 결과 신영증권은 중소형 증권사로서 이례적으로 위탁매매 외에 자산관리와 투자은행(IB), 상품운용 등 수익구조가 다변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원 부회장은 증권업계에서 브라질채권이 인기를 끌 때도 헤일화의 방향성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며 팔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경영을 해왔다. 당장의 수익익보다 고객과 장기적 신뢰관계에 초점을 맞춘 경영 방식이다. 때문에 신영증권은 2016년 1월 기준으로 예탁자산 1억원 이상인 고객 가운데 52%가 10년 이상 거래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인 원 회장은 1971년 당시 서울대학교 동문들과 주택 3~4채 값인 500만원을 들여 신영증권을 인수했다. 신영증권은 원 회장이 경영권을 인수한 뒤 2017년까지 47년 연속으로 흑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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