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은퇴연구소의 보고서 ‘우리나라 성인의 구강관리 현황’에 따르면, 성인 3명 중 1명은 최근 1년간 치과 진료가 필요함에도 실제로 가지는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경제적 문제.
주목할 부분은 나이가 많을수록 경제적 이유로 진료를 받지 못했다는 응답 비율이 높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치과외래 이용자의 연평균 본인부담금을 보면, 0~19세가 247,146원인 반면 65세 이상은 556,899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령일수록 값비싼 보철물 및 임플란트 치료가 많아 부담 비용도 큰 게 사실.
여기에 ‘견적’을 본 후 치료를 포기하는 고령자가 상당수임을 감안하면, 치료가 필요한 노인들 전체가 느꼈을 부담액은 조사된 연평균 치료비보다 훨씬 크겠지요.
이러다 보니 65세 이상 노인의 약 20%, 잔존치아가 12개 미만일 만큼 치아 상태가 열악했습니다. 밥과 김치 등으로 구성된 한국 식단을 잘 씹어 삼키려면 최소 12개의 이가 필요한데도 말이지요.
음식을 즐겁게 먹을 수 없다는 건 삶의 질과 직결된 문제. 실제로 씹는 데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스트레스 인지율은 1.3배, 우울증상 경험률은 1.9배나 높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말 못할 수준의 치통, 영양섭취 부족도 큰 고민거리일 텐데요. 최근에는 치아 건강이 노인성 질환인 만성폐쇄성폐질환이나 치매와 관계있다는 연구결과들도 발표됐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건강한 노후를 위해 치아 건강을 우선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는데요.
“비용이 걱정된다 하더라도 치아에 이상이 있을 때는 우선 치과를 방문해 치료 계획을 세워야.”
고령자 치아 건강을 위한 제도도 있기는 합니다. 만 65세 이상에게는 임플란트 2개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것. 본인부담금은 50%, 임플란트 1개가 약 108만 원선이므로 개당 54만 원을 부담하면 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10년 이상 치료를 받지 못한 사람에게 수백만 원 견적은 흔합니다. 노인빈곤율이 OECD 1위인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지원마저 와 닿지 않는 이들이 많을 터.
“치료비가 너무 많이 나와서···그렇다고 자식에게 부담 지울 수는···”
이와 돈 사이의 머뭇거림들,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높은 치과 문턱입니다.
뉴스웨이 이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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