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계정 통해 흑자전환 소감 밝혀“시간 걸렸지만 이륙의 시작 보인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기존 금융사업보다 복잡한 계기판이 많고 개혁적 접근보다 둔보의 접근이 적절한 보험업이어서 힘들었지만 드디어 이륙의 시작이 보인다”며 이 같이 밝혔다.
현대라이프의 올해 1분기 당기순손익은 111억원 이익으로 전년 동기 55억원 손실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9)을 적용한 당기순이익은 150억원이다.
현대라이프의 분기순손익이 흑자도 돌아선 것은 2016년 1분기 이후 8분기만이다. 2012년 현대차그룹이 옛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출범한 현대라이프는 6년 연속 적자에 시달려왔다.
정 부회장의 말대로 올해 2분기에는 경영정상화 기조에 따른 영업력 회복과 사옥 매각 등에 따른 일회성 이익 발생으로 순이익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라이프는 올해 사상 첫 연간 당기순손익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라이프 출범 초 ‘간단한(Simple)’, ‘핵심적(Focused)’, ‘규격화(In-Box)’ 등 3가지 콘셉트를 적용한 선불형 보험상품 ‘현대라이프 제로’ 시리즈 출시를 주도하며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장을 보듯 보험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대형 마트에 상품을 진열하고 자판기(벤딩머신)를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획기적 시도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소비자가 필요에 의해 자기주도적으로 찾기 보다 권유와 설득에 의해 가입을 결정하는 보험의 속성을 무시했다는 평가 속에 사실상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해 현대라이프의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카드와 캐피탈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정 부회장이 보험시장에서는 실패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지난해 9월 말 현대라이프의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148%까지 떨어졌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자본적정성 지표다.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현대라이프는 재무건전성 회복에 필요한 대주주의 투자 결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전체 직원 400여명 중 150여명을 희망퇴직을 통해 내보내고 전국 40여개 정규지점을 7개로 통폐합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했다.
현대라이프는 지난해 11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각각 600억원, 400억원 규모로 발행했으며, 채권은 전량 대주주인 현대머커셜이 인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말 RBC비율은 176%로 상승했다. 올해 3월 말 RBC비율 역시 158%로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추가 자본 확충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른 대주주인 현대모비스로부터 사실상 외면 받아 현대차그룹이 보험업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당초 유상증자에는 현대모비스, 현대커머셜, 대만 푸본생명 등 3대 대주주가 모두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현대모비스는 본업인 자동차부품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이유로 불참을 결정했다.
현대모비스가 불참하면서 발생한 실권주는 기존 2대 주주인 푸본생명이 전량 인수키로 해 오는 8월 유상증자 완료 이후 현대라이프의 최대주주는 푸본생명으로 바뀌게 됐다.
푸본생명은 1993년에 설립된 대만 현지 2위 생명보험사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250억원 규모로 연간 1조16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남겼다.
정 부회장은 이 같은 결정 이후에도 현대라이프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며 보험업 철수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 부회장은 푸본생명을 금융파트너로 규정하고 앞으로도 현대차그룹이 주도적 역할을 할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의 특징은 세계 유수의 금융파트너들과 친밀한 합작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들의 생각과 지식을 흡수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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