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익 KDB생명 36억·현대라이프 111억3월말 RBC비율 금융당국 권고치 150% 상회
현대라이프는 8분기만에 흑자를 기록했고, KDB생명은 6분기 연속 적자에서 탈출했다. 고강도 구조조정의 대가로 자금을 조달해 수익성과 건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라이프의 올해 1분기(1~3월) 당기순손익은 111억원 이익으로 전년 동기 55억원 손실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현대라이프의 분기순손익이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6년 1분기 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남긴 이후 8분기만이다.
현대라이프는 2012년 현대차그룹이 옛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출범한 이후 지속적인 적자에 시달려왔다. 지난해에는 6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전년 198억원에 비해 적자폭이 3배 이상 커졌다.
여기에 지난해 9월 말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이 148%까지 떨어지면서 재무건전성까지 크게 악화됐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자본적정성 지표다.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그러나 현대라이프는 희망퇴직과 지점 통폐합 등 자구 노력 끝에 대주주의 투자를 이끌어내면서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회복했다. 현대라이프는 지난해 희망퇴직을 통해 전체 직원 400여명 중 150여명을 내보내고 전국 40여개 정규지점을 7개로 통폐합했다.
현대라이프는 지난해 11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각각 600억원, 400억원 규모로 발행했으며, 채권은 전량 대주주인 현대머커셜이 인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말 RBC비율은 176%로 상승했다. 올해 3월 말 RBC비율은 158%로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현대라이프는 대주주인 현대커머셜과 대만 푸본생명이 참여하는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오는 8월 말까지 완료해 RBC비율을 추가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현대라이프 관계자는 “본격적인 도약을 앞두고 의미 있는 흑자 시현에 성공했다”며 ”푸본생명과 현대차그룹의 견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단기적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안정적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끊임없는 경영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라이프와 같은 시기 더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렸던 KDB생명도 흑자전환에 성공해 경영정상화를 발판을 마련했다.
KDB생명의 당기순손익은 지난해 1분기 227억원 손실에서 올해 동기 36억원 이익으로 돌아섰다.
KDB생명은 이번 순손익 흑자전환에 따라 2016년 3분기(7~9월) 이후 6분기 연속 적자에서 탈출했다.
KDB생명은 지난해 7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전년 102억원에 비해 7배 이상 불어난 규모다.
KDB생명 역시 RBC비율이 지난해 9월 말 116.2%, 12월 말 108.5%까지 떨어지며 이중고에 시달렸다.
이에 따라 KDB생명은 지난해 8월 완료한 희망퇴직을 통해 입사 20년차 이상, 45세 이상 직원 235명을 내보냈고, 7월 전국 190여개 지점을 99개로 통폐합했다.
이후 KDB생명은 지난해 12월 직원들의 우리사주 참여와 임금 동결 등 추가 자구안을 조건으로 대주주 산업은행으로부터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 결정을 이끌어냈다.
올해 1월 말 유상증자가 완료되면서 3월 말 RBC비율은 154.6%로 상승했다.
KDB생명은 이달 15일 2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해 RBC비율은 19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재욱 KDB생명 사장은 “회사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희망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며 “앞으로도 임직원 모두가 단결된 모습으로 안정적 성장을 위한 전략과 비전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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